정치

조선일보

이재명 "당당히 국감받겠다"는데.. 증인채택 0명, 핵심자료 0개

주희연 기자 입력 2021. 10. 17. 22:36 수정 2021. 10. 18. 07:09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관계자들이 국감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8일과 20일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두 차례 국회 국정감사에 나선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 등 야당이 요구한 대장동 관련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증인과 참고인 채택도 막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국감은 이 후보가 ‘대국민 보고’를 드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고, 야당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자료나 증인은 막아놓고 국감을 ‘이재명 원맨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8일, 국토교통위원회는 20일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이 후보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관계, 대장동 사업 인허가 과정의 특혜 여부, 이 후보의 배임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 화천대유 실소유주 논란 등이 쟁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부분의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 남욱 변호사,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등 대장동 의혹 핵심 관계자로 지목된 인사를 포함해 국토위에서 52명, 행안위와 정무위에서 각각 50명을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행안위 국감을 하루 앞둔 17일까지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증인·참고인 채택은 상임위 여야 간사 간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데, 여당 측이 동의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과 이 후보가 국감에 당당히 나서겠다면서 증인과 참고인 채택엔 전혀 협조를 해주지 않고 있다”며 “국민을 바보로 보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래픽=송윤혜

경기도·성남시에 요청한 자료 제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지난달부터 상임위별로 ‘대장동 사업 최초 사업계획서와 변경된 사업계획서’ ‘대장동 개발 관련 연도별 성남시 수익 외 나머지 수익 배분 현황’ 등 214건의 자료를 경기도에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 13일까지 단 한 건의 자료도 오지 않아,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기도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행안위 관계자는 “도청 항의 방문 이후 기초적인 자료들이 일부 오긴 했지만, 대다수 자료는 여전히 ‘수사 중’이라며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도 “자칫 이 후보의 ‘해명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감에선 ‘국가 기밀’이 아니면 모든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자료도 증인도 없이 국감을 현란한 말솜씨로 혼자서 버텨보겠다는 거 아니냐”고 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계기로 ‘이재명 게이트’ ‘불안한 후보론’ 등을 털고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국정감사를 통해 경기도정의 책임자로 겸손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대장동 성과와 중앙정부·의회의 집요한 반대를 뚫고 공익 환수를 해낸 저의 역량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의 말솜씨야 입증된 것 아니냐”며 “그의 설명을 들으면 국민도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 역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국감장에 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그동안 국감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야당 의원을 향해 “국민의짐” 등 원색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몸을 낮추고 일일이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만큼 보다 부드러운 모습으로 중도층에게도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후보가 예전 국감 때보다 훨씬 진지하게 임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과한 질의도 성실하게 다 받아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국감이 끝나면 대장동 이슈 자체가 묻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선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게 유리한데, 자칫 과도한 설명을 하다가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고 했다. 국감에서 허위 진술을 할 경우 국회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고, 대통령 후보의 허위 답변이 드러날 경우 선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