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얼굴 앞에서' 보여준 일상의 소중함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 얼굴 앞에서’가 베일을 벗었다.
‘당신 얼굴 앞에서’는 배우로 활동하다가 도미한 상옥(이혜영)이 갑자기 귀국해 동생 정옥(조윤희)의 집에서 지내며 하룻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정옥과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조카의 가게를 찾아가고, 동생과 산책을 하고 어린시절 자신이 살던 집을 찾아가기도 한다. 오후엔 영화감독과 술자리를 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털어놓기도 한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찾은 고국에서 일어나는 하룻동안의 일상을 담담하게 스크린에 옮겼다. 홍상수 감독은 제3자의 관점에서 상옥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느리게 쫓아간다. 드라마틱한 반전이나 에피소드도 없다. 그저 누구에게난 있을 법한 에피소드를 병렬적 사건으로 나열해 놓는다.
상옥은 매순간 일어나는 일들이 감사할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특별할 것 없는 커피와 한 조각의 빵을 먹는 것조차 감사하고, 동생과 산책하며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유한한 삶을 살고 있는 상옥에게는 한순간 스쳐가는 일상마저 고마울 따름이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매순간 느낀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극적이고 재밌는 일들에 흥미를 느끼고 감동한다. 특별한 순간이 주는 강렬함에 중독되어 가고 있다. 매일 일어나는 흔하디 흔한 일상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감독은 특별할 것 없는 밋밋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상옥을 통해 전해준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극적인 에피소드나 화려한 미장센없이 담담하게 쫓아가는 홍상수 감독의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린다. ‘당신 얼굴 앞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애초부터 상업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따라가는 영화가 아닌 작품이다. 상옥을 따라 산책하고 추억이 있는 장소를 함께 거닐면 족하다. 차분하게 상옥을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우리 자신한테 매일 일어나는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지도 모른다.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2개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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