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 Review] 부품·전력·물류 3중고..반디폰 '퍼펙트 스톰' 몰아치나

김태윤 입력 2021. 10. 18. 00:04 수정 2021. 10. 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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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내 이어진 부품 수급 문제에다 중국 전력 사태와 글로벌 물류 대란이 겹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이하 반디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부품·전력·물류 ‘3난’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서로 공급 사슬로 연결된 반디폰 업계가 ‘퍼펙트 스톰(대형 복합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디폰 업황과 관련해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들은 일제히 잿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연간 D램 산업 매출과 전년 대비 증감률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요가 공급에 뒤처지며 내년에 D램 가격이 하락세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은 올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3∼8% 하락하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D램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보다 15∼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D램 3대 수요처인 서버·스마트폰·PC 시장이 모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에이브릴 우 트렌드포스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경우 칩셋과 드라이버 IC 등 핵심 부품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내년 1분기 출하량이 시장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3.5% 증가한 14억 대로 예상했다. 우 연구원은 “반도체 부품 부족 사태가 보다 심화할 경우 출하량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버 업계도 동남아시아 공장의 가동 중단과 전력관리 반도체(PMIC) 부족 등 공급망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런 문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PC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 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PC 시장의 팬데믹(대유행) 시대 붐(boom)이 끝날 수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 네트워크의 중단이 PC 시장의 빠른 성장을 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PC 시장은 전 분기 대비 5% 증가했다. 최근 5분기 연속 이어진 두 자릿수 성장세가 멈췄다.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스마트폰 업계 ‘빅5’도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부품 부족 문제로 갤럭시S21 팬 에디션(FE) 출시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데 이어, 지난 8월 내놓은 갤럭시Z 플립3·폴드3도 같은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애플 역시 부품 부족 사태를 피해가진 못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말까지 9000만 대로 잡았던 아이폰13 출하량 목표치를 1000만 대가량 줄였다. 블룸버그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브로드컴 등 반도체 업체의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게 주요 이유”라고 분석했다.

앞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3300만 대 줄어든 14억1400만 대로 예상했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와 오포, 샤오미 등 모든 스마트폰 브랜드가 부품 부족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특히 일부 업체는 3분기에 주문량의 70%만 공급받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 전력난의 직간접 영향권 안에 들어갔다. 디스플레이 패널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패널에 쓰이는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t당 3020달러로 2008년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디스플레이 시장 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전력난으로 알루미늄과 망간, 니켈, 규소 같은 광물과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화학물질·특수가스의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 사이클 진입은 수요 감소보다는 정보기술(IT) 부품 공급 부족에 따른 세트(완성품) 업체의 생산 차질 요인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전력난에 의한 반도체 후공정 부품의 생산 차질과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장기화로 PC·스마트폰·서버 등 세트 업체의 수요 예측 불확실성과 생산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렌드포스는 “생산과 유통을 다양화하고 격변기에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업체만이 폭풍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윤 산업2팀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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