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거래일 연속' 사들인 연기금..'삼천피 방어'엔 우군될까

강은성 기자 2021. 10.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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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2조원 넘게 팔아치운 연기금 최근 4거래일간 1650억 순매수 '눈길'
삼천피 붕괴후 우량주 사들여..强달러로 국내주식 비중 하락도 영향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국내주식 과매도 규탄'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올해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22조원을 팔아치운 연기금이 최근 4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여 눈길을 끌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8거래일만에 '삼천피(코스피 3000)'를 회복하는데 연기금도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연기금의 최근 순매수는 '삼천피 붕괴'에 따른 기계적 반발매수가 이행된데다 달러 강세로 해외주식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줄면서 순매수 여력이 생긴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선 증시 부진과 달러 강세 등 최근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당분간 연기금의 순매수가 순매도 보다는 우위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연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계속 줄여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맏형' 국민연금을 위시한 연기금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4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누적 165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앞서 9월24일부터 10월8일까지 9거래일 연속 3713억원(누적)을 순매도한 것과 확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4거래일간 연기금은 배터리 대장주 LG화학(481억원)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현대차(352억원), 두산중공업(286억원), 현대글로비스(262억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연기금은 SK텔레콤(-753억원)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그 다음은 SK하이닉스(-478억원), 삼성전기(-469억원), 삼성전자(-361억원) 순이었다.

연기금은 올해 국민연금을 필두로 강한 순매도 우위를 유지했다. 올해들어 10월15일까지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22조6872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지난해 연기금이 1년동안 2조8131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비교해 열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는 52일 연속 순매도하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4월 국내주식 보유비중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2%p에서 ±3%p로 1%p 상향 조정했다. 국민연금의 올해말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6.8%이고, 여기에 SAA 허용범위 ±3%를 적용하면 최대 19.8%까지 국내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7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은 19.5%로 내려왔다. 8월을 지나 9월과 10월 들어서는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치면서 '삼천피'(코스피 3000선)까지 무너졌기 때문에 이 비중은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7월 코스피가 3300선을 오르내릴때와 비교해 현재는 300포인트 가까이 지수가 하락한 상태"라면서 "연기금의 매매 기준에 따른 기계적 반발 매수세가 최근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연기금이 최근 하락장에서 순매수한 종목을 보면 주로 리오프닝(경기재개) 중심의 대형주가 있고, 시계열을 9월과 10월 전체로 확대하면 낙폭이 과도했던 카카오, 크래프톤, LG화학 등 성장주의 순매수도 강했다"면서 "우량 대형주의 낙폭이 커졌을 때 연기금이 소위 '줍줍'을 한 것인데, 이같은 방식이 주가 하락장에서 지수 방어선을 구축하는 효과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증시가 오르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해외주식비중이 증가해 국내 주식 매입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1200원선을 오르내릴 정도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가시화와 금리 인상 등의 기조로 강달러 기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연기금의 주식 자산이 환율만으로도 해외 비중이 증가하고 국내 비중에 여유가 생기는 셈이어서 연기금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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