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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영상 카메라로 작물 병해충 감지한다

정혁훈 입력 2021. 10. 1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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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레이로 환자 진단하듯..영상식물학의 진화
카메라로 잡초 파악..제초제 사용량 90% 절감
제주대서 '식물 모델링과 AI 스마트팜' 심포지엄
제주대에서 개최된 `식물 모델링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스마트팜` 심포지움에서 발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석 제주대 교수, 이효연 제주대 아열대원예산업연구소장,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 김도순 서울대 교수, 김학진 서울대 교수. [정혁훈 기자]
'병원에서 X레이나 CT, MRI를 활용해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는 것처럼 식물의 상태도 보다 쉽게 진단할 수는 없을까.'

농업인들 중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작물을 재배하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병해충으로 인해 농사를 망쳐본 경험이 거의 다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 문제를 발견하면 좋겠지만 사람의 눈으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작물의 상태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영상식물학이다. 전문용어로는 표현체학(phenomics)이라고 한다.

김도순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의학에서 영상기술을 활용하는 이유는 몸 내부 상태를 비파괴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농업에서도 다양한 파장대의 빛을 인식하고, 열을 감지하는 카메라를 통해 작물의 상태를 진단하거나 형질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지금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은 제주대 아열대원예산업연구소가 지난 14일 개최한 '식물 모델링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스마트팜' 심포지움에서 다뤄졌다.

김 교수는 이날 '식물 영상분석을 이용한 작물과 잡초의 스트레스 진단 및 작물학적 활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김 교수는 하루동안 각기 다른 정도로 염해(鹽害)를 입힌 4종의 유채가 각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파악하는 실험 결과를 보여주었다. 각각의 유채가 입은 손상 정도의 차이를 육안으로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열영상 카메라로는 뚜렷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염해를 많이 입은 유채일 수록 잎의 온도가 뚜렷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염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유채일 수록 기공이 더 닫히기 때문에 온도가 높아지는 것"이라며 "열영상 카메라를 활용하면 작물이 받는 스트레스를 비파과적인 방법으로 파악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목화 밭에 자라는 잡초를 카메라로 인식한 뒤 잡초에만 제초제를 뿌리는 방식으로 제초제 사용량을 90% 절감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또한 "딥러닝과 같은 AI 기술을 활용해 작물의 생육을 모니터링하면 병해충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순 서울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정혁훈 기자]
김학진 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실시간 상추 잎면적 영상 센싱에 의한 정밀 양액관리 시스템 개발' 발표를 통해 영상을 통해 작물의 생체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상추의 잎 면적을 측정함으로써 생체중을 계산해 낼 수 있고, 무게 측정에 기반해 수분 증발산량을 예측함으로써 양액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딥러닝과 같은 AI 기술을 적용하면 영상 센싱의 확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진 서울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정혁훈 기자]
정용석 제주대 식물자원환경전공 교수는 'AI 스마트팜을 위한 식물 모델링 전략' 발표에서 "식물·작물 모델링과 스마트팜, AI를 전부 연계한 논문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연구는 주로 공대 출신들이 주어진 온실 환경으로부터 얻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AI 활용이나 온실 환경 설비 개량에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농업 연구자가 주축이 되서 작물별 연구가 아닌 품종별 연구로 가면서 영상식물학(표현체학)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용석 제주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정혁훈 기자]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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