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로 추락했다 43%로 지지율 회복..일단 '연임 여론'은 우호적

장서우 기자 2021. 10. 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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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ship 클래스 - 마크롱 재선 가능성은

올해로 재임 5년째를 맞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여전히 인기 있는 정치인이다. 취임 초 66%(2017년 5월 17일 기준·스타티스타)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2018년 말 ‘노란 조끼 시위’ 사태를 거치며 20%대 초반까지 하락했지만, 반등을 거듭해 현재 40%대를 회복했다. 내년 4월 10일(1차 투표 기준, 2차 투표는 4월 24일)로 예정된 대선을 6개월 남겨 둔 시점에서 주요 후보 중 지지율도 가장 높다. 아직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그의 연임에 대한 프랑스 내 여론은 우호적인 셈이다.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프랑스에선 자크 시라크(1995~2007년 재임) 이후 15년 만에 연임 대통령이 다시 탄생하게 된다.

지난 6월 마크롱 대통령이 6주 기간의 지방 순회에 나설 때부터 그가 재선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팽배했다. 최근에는 300억 유로(약 41조 원) 규모를 쏟아부어 프랑스 산업의 ‘재구조화’와 ‘현대화’를 목표로 한 야심 찬 계획도 내놨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 대규모 투자 프로그램을 “전후 1945∼1975년 사이 프랑스가 누렸던 경제 호황, 즉 ‘영광의 30년(Les Trente Glorieuses)’을 재현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해석하면서, 그의 재선 전략이 제5공화국을 탄생시킨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단행했던 일련의 조치들을 연상시킨다고 짚었다.

미국·중국 등 초강대국들로부터 “프랑스와 유럽의 독립”을 목표로 하는 이 투자 계획이 유럽 민족주의를 주창했던 드골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이민이나 범죄 등 중도 우파 성향의 그가 세력을 결집하지 못하는 분야에 대한 주목도를 낮추고, 본인의 전문 분야인 경제 문제로 화제를 전환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더타임스는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직후인 27세 때 재무부에 입성했고,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스카우트돼 인수·합병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뒤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 때 경제산업부 장관까지 지낸 이력이 있다.

이 같은 승부수를 던진 것은 그가 비교적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재선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과도 연결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쟁자들로는 2017년 대선 때 그와 함께 결선 투표에 올랐던 마린 르펜(53) 국민연합(RN) 대표와 최근 여론을 장악하고 있는 언론인 에리크 제무르(63), 니콜라 사르코지 정권 때 보건장관을 지낸 그자비에 베르트랑(56) 오드프랑스 광역의회 의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때 EU 측 수석 대표를 맡았던 미셸 바르니에(70), 발레리 페크레스(54) 일드프랑스 주지사, 파리 최초의 여성 시장이자 사회당(PS) 후보로 나선 안 이달고(62), 그린피스 운동가 출신으로 녹색당 후보로 지명된 야니크 자도(54), 직전 대선에서 약 20%의 득표율을 올리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장뤼크 멜랑숑(70)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 등 여럿이 거론된다. 나열된 순서대로 극우부터 극좌까지 다양한 정치 성향의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난립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현시점에서는 어느 한 진영도 후보 단일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제무르가 약진하면서 최대 경쟁자로 꼽혔던 르펜이 주춤하는 등 급격한 여론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프랑스의 언론 감시 시민단체인 아크리메드(Acrimed)는 최근 한 달간 제무르가 황금 시간대에 TV에 출연하거나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일이 16차례나 있었다고 집계했다. 파스칼 포리노 파리정치대 교수는 반(反)이민, 반페미니즘, 그리고 ‘강한 프랑스’를 주창하는 그가 “기존 정치 질서를 뒤엎고 싶어 하는 유권자들에게 모든 핀을 무너뜨릴 볼링공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부동층 비율도 낮게는 13%에서 높게는 27%까지 추산되고 있어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의 프레데리크 다비 소장은 AFP통신에 “마크롱은 파편화된 정치 지형에서 유일한 ‘안정의 섬’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만에 하나 주류 우파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그땐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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