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발표시켰다가 XX 욕 먹어"..고교 교사 '분노 일지'

차유채 2021. 10. 1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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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욕설을 듣는 등 심각한 교권 침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 가운데, 실제로 최근 3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이 5천 건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3년간 교권 침해 5천 건↑"실제론 더 많을 것"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30대 4년 차 교사 김 모 씨도 해당 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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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줄수록 얕봐"..교권 침해 호소
최근 3년간 교권 침해 5천 건↑
교실(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커뮤니티 게시글 /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수업 중 발표시키는데 '아 XX 뭐래냐' 하더라", "수업시간 휴대전화 쓰길래 뺏었더니 내 폰 집어던짐"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욕설을 듣는 등 심각한 교권 침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 가운데, 실제로 최근 3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이 5천 건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번 얕보이니 계속 무시하고 조롱"…고교 교사 한숨

오늘(18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학교에서 겪은 분노 일지 써본다'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지난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작성된 글로, 작성자 A 씨는 본인이 나이가 어리고 키가 작은 여자임을 언급하며 "학생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감안하고 쓴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A 씨는 ▲ 학생들의 손가락 욕 ▲ 수업 시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길래 뺏었다가 본인 휴대전화가 던져진 일 ▲ 발표시켰다가 욕을 들은 일 ▲ 혼내겠다고 하니 '영상 찍겠다'며 협박 등 학생들로부터 상처받았던 사건들을 언급했습니다.

A 씨는 특히 "진심을 전달해보려고 직접 쓴 편지를 복사해서 돌렸는데 (편지가) 버려진 걸 발견했다"며 "이 이후로 아이들에게 남아있던 정이 다 떨어졌다"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물론 예쁜 아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힘들게 하는 아이들 때문에 번아웃이 와서 예쁜 아이들에게 사랑 줄 힘이 없다"며 "지난해 대학 졸업 후 신규로 갓 부임해서 열정도 넘쳤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려고 했으나 힘들게 하는 아이들은 내가 잘해줄수록 얕봤다. 한 번 얕보이니 계속 무시 및 조롱당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우울증 비율 높은 직업 중 하나가 교사더라 힘내라", "교사도 극한 직업인 것 같다", "체벌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을 저지할 수단이 없어지긴 한 듯"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근 3년간 교권 침해 5천 건↑…"실제론 더 많을 것"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30대 4년 차 교사 김 모 씨도 해당 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역사 과목을 담당하는 김 씨는 "주요 과목이 아니다 보니 수업 시간에 다른 과목 문제를 푸는 등 딴짓은 기본"이라며 "그런 행동을 지적하면 오히려 '꼰대' 소리를 듣는다. 25명가량의 학생이 한 교실에 있는데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학생은 10명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해당 글처럼 아이들이 면전에서 욕을 하진 않았지만 진심을 다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주는 건 영화 같은 일"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학생들과 직접적인 소통이 적어지니 더 정서적 교류가 어려운 것 같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실제로 오늘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활동 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은 모두 5,760건 발생했습니다.

사건 유형별로는 매년 '모욕 및 명예훼손'이 50% 이상으로 가장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성희롱·성폭력 범죄 비중도 지난 2018년 7.9%에서 지난해 12.7%로 4.8%P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교사들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신고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과정이 있기 때문에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더 많은 교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며 "학생과 교사가 상호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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