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위암 수술에 영향 '無'..합병증 차이 없어"

연세암병원 연구팀, 이식환자 41명·일반환자 205명 수술 결과 비교
"위절제술 후 단기·장기 합병증 발생 비율, 두 환자군 큰 차이 없어"
"2~3기 위암 이식 환자, 재발률 75%..일반환자 대비 2배로 나타나"
"항암제, 이식 장기 영향 적어..위암 이식환자, 적극 항암치료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장기 이식을 했는지 여부가 위암 수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 절제술 이후 나타나는 장·단기 합병증 발생 비율이 장기 이식 환자와 일반 환자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김형일 교수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이식외과 김덕기 교수 공동 연구팀은 장기 이식을 받고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며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일반 위암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평소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장기 이식 환자는 암 조직을 절제하거나 항암제 투여로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 합병증과 감염의 위험이 크다고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연구팀은 장기 이식 후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41명(신장이식 35명·간이식 5명· 심장이식 1명)과 성별·나이 등의 조건이 비슷한 205명의 일반 위암 환자 수술 성적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위 절제술 후 30일 이내 단기 합병증의 총비율은 이식 환자들이 22.0%, 대조군인 일반 환자들이 20.0%로 비슷했다. 

위 절제술 30일 이후 장기 합병증의 발생 비율은 이식 환자들은 4.9%, 대조군은 1.0%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후 58개월간 암의 재발률을 추적한 결과에서도 이식 환자군은 20.0%와 대조군은 19.0%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장기 이식 환자와 일반 환자 사이의 장단기 합병증 발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58개월간의 재발률 추적조사에서 1기 위암을 앓는 장기 이식 환자 26명은 암이 재발하지 않았으나, 2∼3기 위암을 앓고 있는 장기 이식 환자 15명의 재발률은 75%에 달해 일반 환자 대비 2배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3기 위암을 앓는 장기 이식 환자의 항암제 투여율이 크게 낮았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들의 항암제 투여율은 26.6%로, 일반 환자의 항암제 투여율 95.8%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연구팀은 항암제가 이식 장기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항암제 투여를 꺼리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김형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 이식 환자들이 위암 수술로 인한 합병증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면서 “이식 환자의 우려와 달리 항암제가 이식 장기에 미치는 영향은 적으므로 2∼3기 위암을 앓는 장기 이식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유럽종양외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