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수업·가족여행 하고 싶어요"..16~17세 백신 접종 첫 날

이우림 입력 2021. 10. 18. 14:29 수정 2021. 10. 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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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세에 허가 안받은 모더나 접종하는 사고 잇따라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면 수업을 빨리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비대면 수업에선 부족한 부분이 많고 학교에 가면 친구들도 볼 수 있으니까요.”
18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박주영(16)군이 한 말이다. 이날은 16~17세(2004~2005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첫날이다. 친구와 함께 병원을 찾은 박군은 접종률이 올라가면 활동하는 데 있어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아 접종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면 수업과 함께 가족 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아빠에 이어 누나랑 저, 엄마까지 해서 가족이 다 맞았다. 여행을 아무 데도 못 가다 보니까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정훈(16)군도 “코로나19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에 맞게 됐다”고 밝혔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없냐는 물음에 한군은 “부모님께서 팔이 아프다고 해서 조금 걱정은 되는데 괜찮을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주변 친구들 반응에 대해서는 “다들 맞겠다고는 하는데 빨리 맞으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좀 무섭다고, 주변 친구들 맞는 거 보고 맞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16~17세 소아·청소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청소년이 백신 접종을 접수하고 있다. 뉴스1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인 홍익병원에는 이날 16~17세 청소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접종까지 이르는 과정은 ▶예진표 작성+체온 측정 ▶접수(신분증 확인) ▶예진 의사 면담 ▶백신 접종 ▶접종 후 설명 ▶이상반응 관찰 순으로 성인 백신 접종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청소년의 경우 신분증이 없기 때문에 사진이 있는 학생증이나 여권, 직인이 찍힌 생활기록부 등을 통해 본인 확인이 이뤄졌다. 또 보호자 미동반 시 보호자가 작성한 동의서 및 예진표 확인 외에 추가로 보호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동의 여부를 확인했다.

의료기관에서는 청소년과 보호자에게 상세한 접종 관련 설명을 위해 평소 300~400건이던 접종 횟수를 100여건으로 축소했다. 정형외과 병동 전체를 코로나19 관련 대응을 위해 비웠다. 주사기도 통증을 줄이기 위해 가는 바늘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익병원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담당하는 김혜정 간호사는 “바늘이 23게이지(주삿바늘 규격), 25게이지가 있는데 23게이지가 더 가늘다”라며 “소아·청소년은 덜 아프게 바늘이 가는 거로 준비한다. 보건소에서 신경을 써줬다”라고 설명했다.

홍익병원 예진 의사인 이도경 소아청소년과장은 “성인과 청소년 접종은 사실 큰 차이는 없는데 아이들이 자신의 증상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당부하고 있다”라며 “더 많이 접종하러 와서 면역력을 획득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접종 과정에서 18세 미만에는 허가가 나지 않은 모더나 백신을 16~17세에 접종하는 사고가 전국에서 잇따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1명), 경기(1명), 충남(1명), 전북(1명), 경남(4명)에서 8명의 16~17세가 화이자 대신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모더나가 17세 이하 연령에는 아직 허가가 나있지는 않기 때문에 만약에 접종을 했다고 하면, 오접종에 해당된다. 다만, 다른 국가에서는 허가를 또 받고 접종을 하고 있는 그런 국가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모더나 오접종 사례에 대해서는 지자체로부터 상황보고를 받았고, 이 부분을 의료계 단체, 의협을 포함해서 의료계 단체에 내부공지를 요청해서 의협과 질병청이 같이 긴급공지를 했다"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아마 오늘 접종 첫날이어서 일선 의료기관에서 백신 종류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오접종된 사례에 대해서는 이상반응 여부에 대해서 모니터링 진행하고, 이런 사례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계와 협의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16~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백신 1차 접종은 이날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이어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접종 예약에 들어간 16∼17세 대상자 89만8514명 중 49만4908명이 예약해 55.1%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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