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용 의원 "현재 돌봄시설 확대 속도론 독일 따라가는 데 39년"

김민주 기자 입력 2021. 10. 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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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을 지탱하는 84.7%는 조부모의 무임돌봄노동, 엄마의 '돌밥' 노동 그리고 학원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서동용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돌봄시설 공급 현황과 독일 전일제 초등학교 운영 현황을 비교한 결과 2018년 기준 독일의 돌봄공급 수준을 따라가는 데는 약 39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서동용 의원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 을) 국회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돌봄시설 공급 현황과 독일 전일제 초등학교 운영 현황을 비교한 결과, 2018년 기준 독일의 돌봄공급 수준을 따라가는 데는 약 39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돌봄시설은 교육부가 주관하는 초등돌봄교실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다함께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가 있다. 이 돌봄시설들은 수용 인원이 매년 1~2만 명 씩 증가해 2021년 4월 기준 총 43만 9232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전체 초등학생 269만 3717명 중 16.3%만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초등돌봄교실만을 보면 10.9%이고, 게다가 지난해 9월 기준, 오후 연장 시간인 오후 5시~7시와 저녁돌봄인 오후 7시 이후를 이용한 학생은 0.15%인 4205명에 불과해 공적 돌봄에 대한 의존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실례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21년 4월 16일 부터 4월 21일 초등학교 3학년 이하 만0~9세의 자녀를 양육 중인 직장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와 위킹맘의 양육실태'에 따르면 '긴급상황 시 돌봄을 요청할 수 있는 곳'으로 69.3%가 조부모‧친인척을 꼽았고 3.5%만이 공적돌봄체계(육아종합지원센터, 돌봄교실 등)라고 답했다. '직장을 그만두려고 고민했던 때 해결 방법'으로는 조부모 도움을 53.1%가, 방과후‧돌봄교실을 21.2%가 꼽았다.

반면 독일의 경우, 2000년 이후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전일제학교인 주 3일 이상 학생들에게 전일제 프로그램 제공을 골자로 하는 학교 확산 사업을 추진왔다. 독일은 전체 초등학교 가운데 전일제학교를 운영하는 비율이 2018년 기준 67.5%이고,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초등학생 비율은 42.2%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은 1일 7시간 이상 진행된다.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 돌봄공급 확대 속도로 독일을 따라가려면 얼마나 걸릴까? 한국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수용 인원을 5만 3705명, 즉 1년 간 평균 1만 7901명 확대했다. 이 속도로 확대해 나간다면, 2021년 4월 기준 초등돌봄 수용 가능 비율 16.3%인 43만 9232명에서 2018년 독일 기준 42.2%까지 가려면 약 39년이 걸린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42.2%는 113만 6748명이다.

학령인구 변동이 있고, 한국과 독일의 돌봄시스템 유형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려움을 감안해도 현재의 돌봄 확대 속도로는 단기간에 안정적인 공적 돌봄을 이루기 어려움이 확인된다. 독일은 2026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전일제교육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실제로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돌봄공백은 성별 연령별 고용률 증감에서도 확인된다.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해 이후 남녀 모두 고용률이 감소했지만 초등자녀가 있는 연령대인 35~39세에서 그 폭이 가장 컸다. 

일자리위원회도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을 본격적으로 겪는 35~39세 여성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긴급돌봄에 대한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어, 증가로 돌아선 타 연령대와 달리 여전히 고용률이 부진"하다고 분석한다. 

통계청 고용통계과 제출 자료인 '2020년 1월 ~ 2021년 7월, 월별 연령별 성별 고용률'을 보면, 코로나대유행·개학과 원격수업에 맞물린 시기에는 여성들 가운데서도 35~39세가 고용률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회복도 가장 더딘 상태다.

서동용 의원은 "현재 돌봄시스템으로는 우리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양질의 돌봄을 제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을 수 없다. 돌봄은 비용과 출생률의 관점보다는 어린이와 학부모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경제적 관점에서도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양질의 돌봄일자리가 만들어지면 세수 증대에도 기여해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독일이 우리 기준에 현재도 상당히 높은 돌봄공급비율을 더 높이려고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돌봄 수용 인원을 해마다 늘리고 있다는 데 안주하지 말고 성별 고용지표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범정부차원에서 보다 발본적인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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