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네임' 김진민 감독 "'오징어 게임' 후속 부담 없다면 거짓말" [인터뷰]①

김보영 2021. 10. 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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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 작품 시각 깊어져..부국제에서 많이 놀라"
"진부하다는 지적 이해돼..클래식한 매력 신경썼다"
김진민 감독.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세계인들에게 한 번에 보여진다는 부담감은 있습니다. 그래도 넷플릭스가 만들어준 세계적 관심이 그간 한국 콘텐츠가 좋지 못한 대접을 받아왔던 지난 과거에 대한 보상이 될 거란 점에선 우리 앞에 큰 길이 열렸단 마음이 더 큽니다.”

김진민 감독이 ‘마이네임’으로 ‘인간수업’ 이어 두 번째로 넷플릭스와 함께 작업한 소감과 함께 전작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오징어 게임’ 및 ‘D.P.’의 세계적 흥행에 따라 느끼는 부담감에 대해 이같이 털어놨다.

김진민 감독은 넷플릭스 ‘마이네임’으로 18일 취재진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놓으면서도 “다만 ‘D.P.’, ‘오징어 게임’ 등 잘 만들어진 한국 콘텐츠들이 큰 히트를 치고 큰 역할들을 해주신 데 감사한 마음이 더 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는 저희 작품대로 받을 수 있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작품 보는 관객들 깊이에 놀라”

지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고자 조직 동천파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오혜진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뒤 마주한 냉혹한 진실과 복수 과정을 드린 언더커버 장르 드라마다.

지난해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을 연출해 세계적 주목을 받은 김진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두 번째 작품으로 관심을 받았다. ‘마이네임’은 앞서 넷플릭스로 공개된 ‘D.P.’와 전세계 넷플릭스 83개국 이상 1위를 휩쓴 ‘오징어 게임’의 후속작으로 공개됐다. ‘마이네임’ 역시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오늘의 한국의 TOP10 콘텐츠’ 1위에 등극했으며, 전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4위, 미국 6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김진민 감독은 공개 후 시청자들의 반응과 관련해 “관객분들이 작품을 다들 깊이 생각해 봐주시는 것 같다”며 “저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캐치해주신다. 이야기의 바른 선택지와 결말, 구성 등에 대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드라마가 지닌 재미가 아닐까 싶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런 변화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특히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간 드라마를 주로 연출해온 김진민 감독은 ‘마이 네임’을 통해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김진민 감독은 “관객분들의 질문 수준이 높고, 범위도 산업 관련부터 드라마 내용, 배우들의 애착까지 다양해서 매우 놀랐다”며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이렇게 발전한 것은 관객분들이 키워준 몫도 그만큼 컸음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가 처음 연출을 시도한 여성 원톱 주연 누아르 액션이라는 점도 화제에 한 몫했다. 김진민 감독은 이에 대해 “작가님이 여성 누아르를 하고 싶어 했다. 작가님 자체가 여성을 내세운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기획을 해오신 분이며, ‘마이네임’은 그렇게 쌓은 작가님 커리어의 결정체라고 보시면 된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오히려 남자주인공이었으면 이걸 안했을텐데 여자주인공의 도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여성이 이런 복수, 액션을 보여준다는 점이 누군가에겐 무모해 보일 수 있고 현실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으나 돌려서 생각해보니 그게 오히려 내가 이 작품을 해야 할 이유가 될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극의 묵직함과 사람을 다루는 방법, 결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글이라면 해볼 수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그간 화려한 외모와 ‘부부의 세계’, ‘알고있지만’ 등 로맨스 드라마에서 활약해 온 한소희가 운동으로 10kg까지 증량하며 도전한 첫 액션이라는 점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한소희를 원톱 주연으로 캐스팅한 것은 김바다 작가의 뜻이었고, 김진민 감독 자신 역시 이에 동의하며 마음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했다.

김진민 감독은 “처음에는 저렇게 한국에서 아름답다고 각광받는 배우를 이런 무자비한 액션에 들인다는 생각이 놀랍긴 했다”면서도 “다만 배우 본인의 의지와 훈련이 받쳐준다면 아름다운 또 다른 빛이 발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진부하다 지적도 이해…클래식 살리려 해”

맨몸 액션부터 칼과 총, 지휘봉 등 다양한 무기, 소품을 활용해 매회 다르게 배치한 화려한 액션신도 재미 요소로 꼽힌다. 김진민 감독은 8회간 시청자들이 봤던 액션신을 또 본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다양한 액션을 넣어주되, 주인공의 복수심 등 감정들이 돋보일 수 있는 연출에 특히 고심했다고 부연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호기심을 가졌던 지우가 아버지, 어머니의 유골함을 방문한 마지막 장면에 대한 비화도 들을 수 있었다. 김진민 감독은 “넷플릭스와 작가님의 결정에 따라 혹시나 제작될지도 모를 후속 시리즈를 준비하실 미래의 분들의 연결을 돕고자 제 나름대로 준비한 장치”라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주목해주셔서 놀랐다”고 언급했다.

‘언더커버’, ‘네메시스 언더커버’ 등 변화를 거쳐 ‘마이네임’이란 현재의 제목을 확정한 과정도 털어놨다. 김진민 감독은 “사실 ‘언더커버’란 너무 유명한 작품의 제목이 이미 있었기에 넷플릭스 쪽의 수정 요청이 있었다. 처음에는 ‘언더커버’란 제목이 가장 적합하다 생각해 이를 고수하고자 했다”고 솔직히 답하면서도 “그러다 극 중 필도(안보현 분)가 지우에게 ‘이름이 뭐냐’ 묻는 대목에서 느낌이 왔다. 지우가 혜진과 지우 사이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이야기의 큰 흐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이 네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언더커버물과 비교해 큰 차별점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충분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언더커버물이 지닌 스토리구조상 만들 수 있는 변수들이 적기에 당연히 그런 지적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며 “대신 그만큼 언더커버물이 지닌 클래식한 매력들을 살려 변별력을 갖추려 노력했다. 충분히 그런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이 네임’ 역시 공개 직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봐주신다는 게 저희같은 창작자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액션물이라는게 세계적으로 흔히 말하는 문화적으로 상쇄되는 부분이 잘 없지 않나. 대중적인 소구력을 가진 장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를 바탕으로 배우들이 열심히 해 따라오는 효과라고 생각된다. 특히 액션을 할 거 같지 않은 한소희같은 배우가 이를 해내는 과정에서 얻는 신선함도 한 몫했다고 생각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배우들의 매력이 제대로 어필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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