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매일경제

[복면칼럼] 이재명, 위기의 강 건너려면 필요한 것

더불어민주당 H보좌관 입력 2021. 10. 18. 15:09 수정 2021. 10. 25. 15:39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내부자는 몸담은 조직을 꿰뚫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이기에 공론화할 가치가 있음에도 알고 있는 것이나 마음속 주장을 솔직하게 밝히기 어렵다. 레이더P는 의원과 함께 국회를 이끌고 있는 선임급 보좌관의 시각과 생각을 익명으로 담은 '복면칼럼'을 연재해 정치권의 속 깊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경선갈등 봉합?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경선 갈등이 봉합됐다고 선언했다. 이낙연 후보 측이 결선투표로 가기 위해 경선 표 계산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는데, 당무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무효표 논란이 정리됐다는 설명이다.

이낙연 후보도 페이스북에 "저는 대통령 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합니다"라며 당무위 결정을 수용하고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 이로 인해 송영길 대표는 이번 경선이 역대 대선 경선 중 가장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에 동의하는 국민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지금 이재명 후보 앞에는 통합과 ‘대장동 수사'라는 위기의 강이 놓여있다. '명낙(明洛)대전'으로까지 불린 이낙연 후보와의 경쟁으로 당내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낙연 후보측 김종민 의원은 이번 경선을 부정선거라고 했고, 설훈 의원은 대장동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나올 수없는 발언들이다.


건너야할 큰 강만 만났다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에서는 대장동 수사를 기대하며 후보 교체설까지 제기했다. 경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자 중 일부만이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는 결과도 나왔다. 갈등의 깔끔한 봉합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본격화하는 대장동 수사는 수사의 결과와 관계없이, 이재명 후보의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수사가 길어져 대선 정국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일단락되지 않는다면, 이재명 후보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낙연 후보 지지층을 포함한 당내에서 '대장동 수사'를 고리로 이재명 흔들기를 한다면, 내부 통합도 어려울 것이다.


‘비선'이란 말의 파괴력

이재명 후보는 통합과 대장동 수사의 큰 강을 어떻게 건너야 할 것인가. 그 해답은 이재명 후보가 포용적인 자세와 수권 능력을 보여주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포용적 자세는 대선을 치르는 조직인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할 때 경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했는지를 떠나 당내외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와 가까운 사람들이 비선(秘線)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각별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만약 비선이라는 말이 나온다면, 통합은 요원해진다.


‘잘할 것'이란 믿음 불러와야

수권 능력은 코로나19로 갈수록 힘들어지는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통해 습득한 행정능력과 연계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여,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잘할 것이다'라는 믿음을 갖도록 해야 보여줄 수 있다. 그래야 대장동 수사 과정에서 훼손될 수 있는 신뢰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이 대장동 수사에 이재명 후보가 직접 정면 대응하는 것은 부정적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어 지양(止揚)해야 한다.

대선은 후보가 국가적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며 나라를 운영할 수권 능력과 전 국민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통합 능력을 검증받는 무대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지금 앞에 놓은 위기의 강을 잘 건널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H보좌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