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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혁명"..탄소 '제로' 도전하는 시멘트 맏형 쌍용C&E

김호준 입력 2021. 10. 18. 17:22 수정 2021. 10. 1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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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쌍용C&E 동해공장
1968년 준공..시멘트 생산량 연 1150만t으로 국내 최대 규모
순환자원 시설 투자 박차 "2030년 유연탄 사용 '제로' 도전"
"시멘트, 탄소중립 거대한 도전..투자·세제 지원 아끼지말아야"
쌍용C&E 동해공장 전경. 석회석 광산과 공장 부지를 합치면 총 1123만9669㎡(340만평)에 이르는 규모로,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만 1800여 명에 달한다. (사진=쌍용C&E)
[동해(강원)=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전 세계 어떤 시멘트 공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탄소배출·에너지 절감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에 있는 쌍용C&E(옛 쌍용양회) 동해공장. 이곳에서 만난 이현준 쌍용C&E 대표집행임원 겸 한국시멘트협회장은 “2050년까지 시멘트 업계는 탄소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하는 거대한 목표에 직면했다”며 “동해공장에서는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을 순환자원으로 전량 대체하는 ‘에너지 혁명’을 이루기 위한 대대적인 설비·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탄소배출·외부전력 ‘제로’ 도전하는 동해공장

지난 1968년 준공된 쌍용C&E 동해공장은 국내 단일 시멘트공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일대에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1123만9669㎡(340만평) 규모 부지에서 매년 1150만t 수준의 시멘트를 생산한다. 지금까지 누적 생산량은 약 5억t으로, 건물로 환산하면 약 2500만 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분량이다.

정하양 쌍용C&E 동해공장 관리실장은 “공장서 생산한 시멘트의 30% 정도(약 290만t)는 중국과 칠레, 대만, 말레이시아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며 “바닷가와 공장이 인접한 덕분에 시멘트 내수 물량이 포화 상태면 수출을 늘리고, 그렇지 않으면 내수로 물량을 전환할 수 있어 다른 내륙 시멘트사에 비해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쌍용C&E 동해공장 내 순환자원 저장고에 있는 폐합성수지 더미. 이곳에서 분쇄를 거친 폐합성수지는 시멘트 소성로 연료 투입구로 컨베이어를 타고 공급된다. (사진=쌍용C&E)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최근 건설을 마치고 시범 가동인 중인 ‘순환자원 저장고’가 눈에 띄었다. 이 시설은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 사용량을 줄이고, 폐비닐이나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 올 초 회사가 새로 지은 곳이다. 전국 각지에서 실어온 각종 폐합성수지를 곧바로 시멘트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작은 크기로 파쇄한 뒤, 컨베이어를 통해 킬른(Kiln·소성로) 연료 투입구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정 실장은 “시간당 76t 규모 폐합성수지를 파쇄해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내달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공장 내 순환자원 활용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했다.

최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으로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사용량을 줄이고 순환자원 사용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멘트 산업은 석회석이나 점토 등 시멘트 원료를 유연탄으로 고온 가열하는 ‘소성’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시멘트 업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485만7000t에 달한다. 그러나 유연탄 대신 순환자원을 열원으로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유연탄은 1kg에 5000kcal 정도 열량이 발생하지만, 폐합성수지 경우 같은 양으로 7500kcal 열량을 내 효율도 뛰어나다.

쌍용C&E는 순환자원 저장고 건설과 기존 소성로 예열실을 개조해 순환자원 사용량을 늘릴 수 있도록 공정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총 258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는 유연탄을 전량 순환자원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쌍용C&E 동해공장 시멘트 공정 핵심 시설인 원통형 모양의 킬른(소성로). (사진=쌍용C&E)
공장 안쪽으로 들어서자 시멘트 생산설비인 원통형의 거대한 소성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성로는 1450도의 고온으로 석회석·점토·규석·철광석 등을 가열해 덩어리로 된 시멘트 반제품 ‘클링커’(clinker)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이날 장대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킬른은 하얀 연기를 뿜으며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최인호 쌍용C&E 부장은 “현재는 물을 뿌려 소성소를 냉각하는 ‘수냉’(水冷) 방식이지만, 내년에 공기로 냉각하는 ‘공냉’(空冷) 방식으로 개조하면 폐열회수설비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전력 효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C&E 폐열발전설비. 소성 과정에서 배출되는 열원을 회수해 전력을 생산하고 저장한다. (사진=쌍용C&E)
소성로를 지나 공장 안쪽으로 들어서자 폐열발전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멘트는 제조 원가에서 전기료가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소성로를 가열하고 재료들을 분쇄·혼합하는 공정 과정에서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폐열발전설비는 시멘트 소성 과정에서 대기로 배출되는 300~400도 열을 별도 보일러를 통해 증기를 생산, 터빈을 가동해 전기를 생산한다.

쌍용C&E는 동해공장 전기료 절감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총 1045억원을 들여 폐열발전설비를 설치했고, 이를 통해 매년 270억원 규모 전력비를 절감하고 있다. 원용교 쌍용C&E 동해공장장은 “폐열발전설비를 통해 공장 전력의 3분의1을 대체하면서 연간 약 13만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내고 있다”며 “덕분에 외부 전력 사용 비중 역시 2018년 72.2%에서 올해 50% 수준으로 줄었다. 외부 전력 ‘제로’(0) 달성을 위해 새 전략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쌍용C&E 동해공장 내 소성로와 순환자원 투입 설비. 정면에 초록색 설비가 순환자원 투입을 위해 증설된 부분이다. (사진=쌍용C&E)
“시멘트 탄소중립, 염화물 규제완화·친환경 열원 연구개발 시급”

이렇듯 쌍용C&E를 비롯한 시멘트 업계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순환자원 사용량을 늘리고 전력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과제가 많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먼저 시멘트 업계가 순환자원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폐비닐이나 폐플라스틱 등을 열원으로 사용할 때 나오는 염화물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콘크리트에 포함된 염화물 기준 규제는 우리나라가 유럽연합이나 미국보다 까다롭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한 클링커 사용량을 줄이고 플라이 애시(석탄재), 고로 슬래그(철강 부산물) 등 혼합재 사용량을 늘리는 ‘혼합시멘트’에 대한 KS 규격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유럽의 경우 혼합시멘트 비중이 전체 시멘트의 70% 수준이지만, 국내는 20%에 불과하다.

김진만 공주대 교수(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위원장)는 “유럽 시멘트 업계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유연탄을 가연성폐기물 및 바이오매스 자원으로 100% 대체할 계획을 세우고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석회석을 대체할 시멘트 원료 사용과 수소 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열원 연구개발 등 관련 기술개발에 대한 금융·세제 혜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준 쌍용C&E 대표집행임원 겸 한국시멘트협회장이 지난 15일 쌍용C&E 동해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멘트 업계 ‘탄소중립’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쌍용C&E)

김호준 (kazzy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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