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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혀 아우성인데..4조나 남은 주금공 대출도 막혀

김혜순 입력 2021. 10. 18. 17:36 수정 2021. 10. 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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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미만 무주택·1주택자 대출
실수요자들에게 인기 많지만
가계부채 규제총량에 포함돼
시중銀 대출 여력있지만 중단
한도 8조원 중 4조원만 공급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로 실수요자들은 시중은행 대출뿐만 아니라 정부가 서민들을 위해 내놨던 정책모기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바늘 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려워지고 있다.

대표적 정책모기지 상품인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한도가 4조원이나 남았지만 더 이상 시중은행에서 이용할 수 없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고가주택 투기를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무주택 서민들의 중저가 주택 구입 자금까지 막히는 돈맥경화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 등 시중은행은 주금공에서 받은 대출 한도 소진을 이유로 영업점에서 적격대출을 더 이상 취급하지 않고 있다. 적격대출은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기 위해 내놓은 상품으로 무주택자나 기존 주택 처분을 약속한 1주택자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정책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 등에 비해 금리는 높지만 대출 한도가 5억원으로 높고 신청 자격 중 소득 요건 등이 없어 무주택·1주택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올 상반기만 해도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은행별 한도가 바닥나는 경우가 많았다.

적격대출은 시중은행이 주금공에서 대출 한도를 받아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3개월 후 주금공에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주금공은 대출채권으로 유동화증권(MBS)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은행 측과 주금공 주장이 서로 갈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금공에서 적격대출 한도를 분기별로 부여했는데 최근 월별로 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9월 말에 받았던 한도는 이미 다 소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금공이 적격대출 관련 대출채권을 인수해 가지 않고 있다"며 "관련 대출채권이 쌓이고 있어 다음달 추가 한도를 신청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주금공 상품이지만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을 계산할 때 포함된다"며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맞춰야 하는 은행으로선 적격대출 판매에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금공이 올해 말까지 설정해놓은 적격대출 한도는 8조원으로 넉넉히 남아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적격대출 공급 규모는 4조1000억원으로 전체 한도 중 절반만 공급됐다.

주금공 관계자는 "올 4분기 은행권의 적격대출 신청이 예년보다 줄어 예상보다 대출 공급액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금공은 은행이 신청하지 않아 배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은행은 주금공에서 한도를 줄였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실수요자들만 대출이 막혀 곤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개월간 20·30대 실수요자들이 주금공의 정책모기지 상품인 적격대출 공급량의 과반을 받아 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금공에서 받은 '차주 연령대별 정책모기지 공급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적격대출 실적 4조561억원 가운데 48.7%가 30대에게 공급됐다. 40대와 50대에게는 각각 28.9%와 11.4%가 돌아갔다. 20대는 6.1%를, 60대는 5.0%를 각각 받아 갔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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