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난타전' 이재명 "윤석열 인척기업 특혜 수사해야"

2021. 10. 18.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도의적 책임은 인정..구체적 사실관계는 부인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야당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지사는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척의 특혜 의혹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해 대장동 의혹에 대해 여야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다가, 민주당 김민철 의원이 '양평 공흥2지구 관련 의혹에 대해 아시느냐'고 묻자 "보도를 보고 판단해 봤는데 (대장동과) 똑같다. LH가 임대사업을 하겠다고 사업지구 신청을 했는데 현재 국민의힘 의원인 당시 양평군수(김선교)가 거부한 다음에 윤석열 후보 인척에 개발 사업권을 줘서 (개발이익) 800억 원을 남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LH가)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것은 거부하고 여기(윤 후보 인척 회사)에 허가해 분양이익을 취하게 한 것은 모순이고 특혜행정 "이라며 "사업 기간이 지나면 실효가 되는 것인데 소급해서 (기간을) 연장해준 것은 명백한 불법행정이다.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뿐 아니라 국민의힘 전반을 겨냥한 공세도 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답변하던 중 "김만배 씨 말에 따르면 국민의힘 관련 인사 5~6명이 나왔고, 언론에 의하면 정영학 회계사도 '50억 줄 사람이 6명 있다', '국민의힘 현직 의원 2명 이상을 포함해 5~6명이다'라고 했다"고 언론 보도 내용을 언급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이 지사는 또 "저는 민간 개발을 막았고 일부라도 이익을 가져가게 한 것은 국민의힘이기 때문에 보상은 그 쪽에 하는 것이 맞다"거나 "곽상도·박영수·원유철 등 국만의힘 관련 인물들이 드러났고 저와 관계된 사람은 뇌물 받았다는 사람 한 명 말고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책적 재발방지 대안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에도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을 못 갖게 해야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이 원천적으로 어렵게 된다"면서 "주로 보수 야당 쪽이 땅을 많이 갖고 계신데…"라고 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공익환수 설계했지 사익배분 설계 안 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자신이 '설계자'라고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한 설계는 공익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였고, 민간 참여자들이 내부 이익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제가 관여할 수도 없고 그들이 알려줄 리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남욱·정영학 등의 말에 따르면 '이재명의 방침이 토건세력 배제여서 우리는 뒤에 숨을 수밖에 없었다'고 하고 있다"며 "(이들은) 1% 지분 뒤에 숨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민간 참여 부분 컨소시엄을 주관한) 하나은행이 왜 개발이익 대부분을 특정 소수가 갖게 설계했는지 좀 이해가 안 간다. 당시 저희는 알 수없는 일이었다"고 말해 시선을 끌었다.

부동산 관련 경력이 없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임명 경위에 대해서는 "임명 과정을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임명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가, 뒤에 다시 "유 씨 선임이 시의회에서 문제제기가 있어서 감사를 했는데 문제가 없었다고 정리됐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유 전 본부장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으로부터 이익 배분 주주협약 등을 보고받지 못했느냐고 묻자 이 지사는 "개발사업은 통으로 도시공사에 위탁했고 그에 대해서는 시 도시개발사업단을 통해 지휘하게 됐다", "세부 보고는 받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주요사업만 (시장 보고를) 누락했다는 것이냐. 작정하고 시장을 왕따시켰다"며 "단순 실무자가 설계자 뒤통수를 수 년간 친 거라면 설계자란 분은 '호구'이거나 바보"라고 비난했다.

초과이익 환수 규정 삭제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은 '삭제했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초과 이익 환수 규정을) 추가하고자 하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라고 했다.

이 지사는 그 경위에 대해 "(공모) 당시에 이미 성남시는 고정이익으로 정했고 반면 예정된 이상 이익이 생기면 민간이 가지는 것으로 했는데, 이후 실무 부서에서 '초과 이익이 더 생기면 (성남시도) 가지자'는 내부 제안이 있었다. 이를 채택 안 한 게 배임이라고 하는데, 공모 자체가 청약이고 응모는 낙약인데 예컨대 '5억 원에 집을 사겠다'고 온 사람에게 잔금 치를때 '집값 오르면 나눠 가지자'고 하는 것이 사리에 합당하지 않은 것처럼 (그랬다면) 협상이 안 됐을 것이고, 그 이유로 (계약을) 거부하면 소송을 했을 것이다. 감사원 감사 자료에 의하더라도 이미 공모에 응모한 상태에서 (조건을) 바꾸는 것은 징계 사항이라는 사례도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단 이는 '공모 이후 조건 변경은 안 된다'는 취지의 해명일 뿐, 애초 공모를 시행할 당시 왜 이런 구조를 짰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니었다. 이 지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정이익을 확보하라는 성남시 지침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당시는) 부동산 경기가 매우 나쁘고 비분양이 폭증할 시기"여서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민간 참여자들이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일반적으로 예측되는 범위 내에서 사업을 설계해 3개 컨소시엄이 (응모에) 들어왔고, 성남시는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도 돈 한 푼 안 들이고 (확정수익) 4400억 원은 지급받기로 했다"며 "만약 (땅값이) 5% 떨어지면 (민간 참여사 수익이) 920억 줄어들고 10% 떨어지면 1800억이 줄어든다. (그런데) 15%가 올라 (민간 이익이) 4000억 원이 된 것인데, 사후에 국민이 보면 저렇게 많이 민간이 다 가져갔다고 서운해할 수 있지만 합리적 판단을 하는 전문가· 행정가 입장에서는 당시 기준으로 판단하는게 맞고 그렇게 할 경우 결코 잘못하거나 부족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특검 도입 주장에 대해서는 "결국 시간 끌자., 정치공방 하자, 본질보다 지엽말단을 갖고 다투자는 것"이라고 거부 입장을 보이며 '만약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하면 되지 않겠나'라는 민주당 박재호 의원 질의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당시 지자체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인정한다는 입장은 반복해서 밝혔다. 그는 이날 국감에서 "제가 최종적으로 정치적으로 잘못했고 부족한 게 맞다. 다 돌파해서 (개발이익) 100%를 환수했으면 좋았을 텐데 역량 부족으로 못한 점 국민께 유감의 말씀 드린다", "제도적 한계 때문에 100%를 환수하지 못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국민 상실감에 사과드린다", "상대 정치세력 때문이라도 제 잘못이다. 국민께 좌절감을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드린다"고 여러 표현으로 같은 취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만 "국민들 보시기에 미흡하지만 저로서는 주어진 조건·환경 속에서 최대한 환수한 게 분명하다"거나 "국민의힘의 방해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부연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과정, 1심, 2심, 3심, 헌법재판까지 5개 재판에 (변호사) 개인 4명, 법우법인 6개, 전직 민변 회장 3명이 선임됐다. 이중 민변 회장 3명은 변호에 참여한 게 아니고 전통에 따라 연명만 했다"며 "참여한 분(에 대한 변호사비)은 농협과 삼성증권 계좌로 송금했다. 2억 5천 몇백 만 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변호사들은) 다 연수원 동기이거나 법대 친구여서 재벌 그룹과는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화 변호인단'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재판 거래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2015년에 제가 재판받게 될 것을 예측했다는 이야기냐"며 "대법관이 13명 있는데 (그 중) 1명에게 한다고 되지도 않을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수감 중인 한 조직폭력배의 양심선언을 근거로 성남시장 당시 폭력조직과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국정감사장에서 제기했다. 이 지사는 "제가 이렇게 했으면 옛날에 다 처벌받았을 것"이라며 부인하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이래서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이 지사는 오후 들어서는 "윤석열 전 총장이 지검장으로 있던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라는 성남시 조직폭력배를 데려다 수사하면서 '이재명 비리를 불어라'라고 압박하며 무혐의로 종결한 몇년 전 사건들까지 다 추가기소를 했다가 무죄를 받았다"며 "(조폭의 증언에 나오는 유착관계라는 조직이) 그 이씨다. 당시 제가 조폭 연루설로 고발당해 무혐의 종결된 사건"이라고 화살을 윤 전 총장에게 돌리기도 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