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삼키는 싱크홀..땅 안파고 보수할 공법 찾았다

양연호 입력 2021. 10. 1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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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R 공법' 개발한 강소기업 뉴보텍
낡은 하수관에 갱생관 결합
특수 모르타르로 충전해
견고한 관으로 재구축 기술
황문기 대표, 산업포장 수상
무인화 운송로봇 장치로
땅속에 인력투입 필요없어
사고발생 위험도 확 줄여
기계 활용해 품질도 균일화
노후관 공사 작업에 뉴보텍이 개발한 비굴착 상하수도관 갱생공법(NPR) 이 적용되고 있다. NPR 공법은 PVC 재질의 프로파일과 모르타르를 이용해 노후된 상하수도관 내부에 새로운 관을 부설하는 최신 공법이다. [사진 제공 = 뉴보텍]
도심지에 매설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상하수관은 지반 침하와 도로 함몰 현상(싱크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수관에서 물이 새면서 인근 지반이 연약해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를 비롯해 우리나라 대도시 광역권에 매설된 하수관 대부분은 1980년대에 설치된 것으로 현재 노후화가 심각하다. 낡은 하수관을 교체하기 위해 그동안 적용했던 공법은 땅을 직접 파서 관을 보수하거나 새로운 관으로 교체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배관제(플라스틱 상하수도관) 전문기업 뉴보텍(대표 황문기)은 땅을 파지 않고도 기존 하수관 안에 보강 물질을 넣어 새로운 하수관처럼 개·보수할 수 있는 '비굴착 상하수도관 갱생공법(NPR)'을 개발했다.
황문기 대표
황문기 뉴보텍 대표는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1년 기계·로봇·항공산업 발전 유공 포상'에서 산업포장을 받았다. 다양한 신제품·신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설비 국산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뉴보텍이 개발한 공법 'NPR'는 비굴착 상하수관 보수에 적용된다. 기존의 노후관 안에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의 프로파일(갱생관)을 결합시키고, 노후관과 갱생관 사이에 특수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든 자재)를 충전해 견고한 관으로 재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황 대표는 "지진 재해와 상하수관 노후화로 인한 지반 침하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대응방안 연구를 지속해왔다"며 "그 결과 해외의 노후관 비굴착 기술을 국내 실정에 맞게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뉴보텍의 이 같은 성과는 2018년부터 산업부 연구과제로 수행했던 노후관 갱생 기술 프로젝트가 결실을 본 것이다. 현재 전북 익산 노후 하수관 교체사업 등에서 NPR를 적용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뉴보텍은 무인화 운송로봇 장치를 개발해 땅속 깊은 곳에 인력을 별도로 투입할 필요를 없앴다. 지상의 프로파일을 지하로 옮기려면 기존 공법에서는 사람이 직접 투입돼야 하지만 이를 무인 운송 로봇장치로 대체한 것이다. 황 대표는 "기존 공법은 사람이 직접 땅 밑으로 깊게 들어가 작업해야 해 가스 유출에 따른 사망사고 등 작업자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무인화 기계가 이를 대체하면서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췄고 동시에 시공에 들어가는 시간도 10%가량 단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기계를 활용하면서 품질 균일화를 달성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원형관, 마제형관, 박스형관 등 다양한 형상에 보강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면서다. 이와 함께 투명 프로파일을 적용해 기존 노후관과 프로파일 사이의 모르타르 주입 상황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완벽한 충진이 가능한 기술의 생산라인을 뉴보텍 원주공장에 직접 구축해 국산화했다.

1990년 설립된 뉴보텍은 상하수도 배관 자재, 빗물 저장시설, 폐기물 재활용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주요 제품인 '고강성 PVC 이중벽 하수관'은 1997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것으로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용화에 성공한 NPR는 환경 신기술 및 방재 신기술로 지정돼 농어촌공사, 상하수도사업소, 환경정비사업 등 국내 관급 기관의 공사 수주로 이어졌다. 2018년 4억원, 2019년 26억8000만원, 2020년 55억원 수주를 달성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비굴착 신기술 설계를 반영해 80억원 이상 수주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뉴보텍은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빗물을 저장한 후 재활용하는 빗물저류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정부의 친환경 녹색기술 정책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기술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간 10여 건의 산업재산권을 출원했다. NPR 19건을 포함한 특허 75건의 산업재산권도 보유하고 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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