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구속 '정치 보복' 쟁점화.. 도덕성 리스크 설전

이창훈 입력 2021. 10. 18. 21:58 수정 2021. 10. 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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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본경선 부·울·경 TV토론
윤석열 후보의 과거 검찰 수사 관련
일제히 '보복·과잉 수사' 책임 추궁
尹 "모두 법에 따라 처리한 것" 방어
尹, 가장 토론 잘한 후보는 劉 지목
劉 "尹 토론실력 갈수록 는다" 덕담
국민의힘 지지율 41.2% 창당 후 최고
이재명과 양자 대결 尹·洪 모두 앞서
“이재명에 맞설 후보는 나” 국민의힘 홍준표(왼쪽부터)·원희룡·유승민·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부산MBC 방송국에서 열린 합동 TV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뉴스1
국민의힘이 최종 대선 후보 선출 전 9번의 TV토론 중 네 번째인 부산·울산·경남 합동 TV토론회를 19일 치른 가운데 4명의 후보들은 윤석열 후보의 과거 검찰 수사가 정치적인 보복·과잉수사라며 윤 후보의 책임을 추궁했다. 윤 후보는 “법에 따라야 한다”며 대통령도 헌법과 법률 밖의 존재가 아님을 강조했다. 원희룡 후보는 홍준표 후보의 수소정책 실현 가능성을 지적하며 홍 후보의 실수를 끌어내는 등 ‘홍준표 킬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이날 부산 MBC에서 열린 합동 TV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는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안 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북송금 관련해 수사대상에서 빠진 점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 관여했다 기소된 것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홍 후보의 질문에는 검찰이 과거 박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의 특활비로 경선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것은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한 무리한 판단이라는 의도가 깔렸다. 윤 후보는 이에 “통치행위는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은 공천 관여보다는 국정원 자금을 갖고 공천에 반영하는 여론조사 비용을 쓴 것을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에 일부 숨은 예산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건 대북 특수공작비”라며 “서울경찰청장이 특활비를 상납하면 되겠나. 법적으로 하는 건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리허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원 후보가 윤 후보에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것은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이 잡듯이 수사한 게 아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도 “제가 알기에 초기에는 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특별 세무조사와 검찰 송치과정에서 진술이 바로 나온 것 같다”며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보복 청산과 법에 의한 수사를 가르는 기준에 대해 “누군가를 특정해서 1년 내내 뒤져서 찾는 것은 보복 청산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나 ‘이재명 아수라 게이트’처럼 저절로 드러난 것을 처리하는 건 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원 후보가 대통령 당선 시 여소야대 상황 해결 방안을 물었다. 윤 후보는 인위적인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묻는 원 후보의 질문에 대해 “대통령이 마음대로 정계개편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대통령의 초법적인 위상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야당을 하면 얼마든지 대화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부산MBC에서 제4차 TV 토론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유승민·홍준표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도덕성 리스크’를 지속해서 제기했다. 유 후보는 “윤 후보가 ‘2년 털어도 나온 게 없다. 다른 후보는 겁이 안 나니까 안 털었다’고 했는데 정치 21년 하면서 이런 모욕은 처음 들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유 후보가 ‘21년 정치하면서 먼지 하나 안 나왔다’라고 하자 과거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인사청탁을 하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언급하며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 후보의 아픈 곳을 찔렀다. 윤 후보는 “처벌이 아니라 (상대편이) 이런저런 것을 뽑아서 선거에서 지지율 떨어뜨리고 표가 안 나오게 공격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홍 후보가 “외신에서 한국의 대선이 최후의 생존자 1인만 남기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되고 있다고 한탄했다”고 꼬집자 “홍 후보도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되받아쳤다.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부산MBC에서 제4차 TV 토론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토론 말미에 “가장 토론을 잘한 후보를 뽑아 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윤 후보는 “유 후보가 정책면에서 제일 잘한 것 같다”고 답했다. 홍 후보와 원 후보는 서로를 지목했다. 유 후보가 “윤 후보의 토론 실력이 갈수록 는다”고 덕담하자, 윤 후보는 “(유 전 의원이) 제 토론 실력을 늘게 하였다”고 웃으면서 화답했다.
토론 중에는 원 후보와 홍 후보가 공약한 수소생태계 경제에 대해 “수소를 무엇으로 만드냐”고 물어보자 홍 후보는 “수소는 H2O(물)가 아니냐”고 되물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원 후보가 원소 기호 H2O는 물인 것을 지적하자 홍 후보는 “지난번에도 원 후보한테 당했다”고 겸연쩍어했다.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오후 부산MBC에서 제4차 TV 토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 후보를 상대로 한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후보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창당 후 가장 높은 4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 가상대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대 윤석열’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35.4%, 윤 후보는 37.1%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전주 대비 0.4%포인트 하락했고, 윤 후보는 3.9%포인트 상승했다. 이 후보와 홍 후보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이 후보는 전주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34.6%를 기록해 홍 후보(35.9%)에 뒤처졌다. 홍 후보는 전주 대비 2.9%포인트 올라 윤 후보와 함께 상승세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부산=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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