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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후 20년간 美 참전군인 3만명이 극단적 선택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입력 2021. 10. 18. 22:28 수정 2021. 10. 1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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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브라운대 연구진, 재향군인 자살률 토대로 추정
9·11 테러 20주년인 지난달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옛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자리)’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식에는 조 바이든(오른쪽에서 셋째) 대통령과 질 바이든(바이든의 오른쪽) 여사를 비롯해 전·현직 대통령 부부 세 쌍이 참석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미셸 오바마 여사, 바이든 대통령 부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왼쪽부터)이 나란히 서서 가슴에 손을 얹고 경례를 하고 있다. 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가 저지른 비행기 납치 연쇄 테러로 당시 뉴욕에서만 2753명이 사망했으며, 펜타곤과 납치된 비행기 승객을 포함한 전체 사망자는 2977명에 달했다. /AFP 연합뉴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치른 전쟁에 참전한 군인 중 자살한 사람이 같은 기간 전사자보다 4배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쟁의 대가(costs of war)’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브라운대 연구진은 9·11 이후 참전 경험이 있는 미군이나 예비역 장병 중 최소 3만177명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최근 밝혔다. 9·11 이후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발생한 전사자 7057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숫자다.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참전한 미국 재향군인은 약 376만명으로, 전체 미국 재향군인 약 1820만명의 21%를 차지한다. 미 보훈부는 2005~2017년까지 자살한 재향군인이 8만9100명이라고 지난 2018년 밝힌 바 있지만, 여기에는 베트남전 등 9·11 이전에 미국이 치른 전쟁에 참전했던 사람까지 포함돼 있다. 브라운대 연구진은 9·11 이후 참전 군인 규모와 연령대별 군인들의 자살률 등을 고려해서 테러와의 전쟁에 참전한 미군 중 자살한 사람이 어느 정도 될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참전 경험이 있는 재향군인 전체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7.5명이었지만, 9·11 이후 참전한 그룹의 자살률은 이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의 자살률은 10만명당 32.3명으로 추정했다. 미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미국인 전체의 자살률은 2019년 기준으로 10만명당 13.9명 수준이다.

참전 군인의 자살률이 일반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테러와의 전쟁’에 참전한 군인의 자살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를 브라운대 연구진은 전쟁 기간과 전투 방식 등에서 찾았다. 9·11 이후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지난 8월까지 20년간 계속됐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등에 파병된 미군들은 일종의 사제 폭탄인 급조폭발물(IED) 공격에 빈번하게 노출됐고 이로 인한 부상자도 많았다. 반면 이런 전쟁에 대한 미국민 일반의 관심이나 지지도는 낮아진 상태다.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9·11 이후 참전 군인들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뇌 손상 등을 일으켜 자살률을 높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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