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차 국감 '완승' 판정..野 '2라운드' 앞두고 전략 수정 회의
野, 20일 국토위 국감 앞두고 전략회의..與 "상식에 맞는 질의해야" 압박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최동현 기자 =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펼쳐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공방 1차전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야당은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까지 꺼내들며 압박에 나섰지만 스텝이 꼬이면서 오히려 이 지사의 의혹만 해소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2차전인 오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도 이 지사가 여유 있게 대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19일 오전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조목조목 반박한 李…한방 없던 野
이 지사는 전날(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감 초반부터 '돈 받은 자=범인, 장물 나눈 자=도둑'이라는 피켓을 꺼내든 이 지사는 논란이 되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천문학적 이익은 당시 공공개발을 막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신이 화천대유의 진짜 주인이라는 야당의 공격에는 "제가 만약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가지고 있다면 강아지에게 던져줄지라도 유서대필을 조작했던 곽상도(현 무소속·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같은 분한테는 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대장동 사업에 대해 "저는 최대 1조원에 이를 수 있는 개발이익 100%를 환수하려 했는데 그걸 못하게 막아 그나마 절반 또는 70%라도 환수한 것이 이 사건의 진실"이라며 야당을 압박했다.
대장동 사건 연루자와의 관계를 추궁할 땐 '해당 인사들을 엄벌해야 한다'며 정면 돌파에 나서기도 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사업 설계자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 본부장과의 관계에 대해 "제가 가까이 하는 참모는 이렇게 표현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유동규의 이재명 측근설'을 부인했다. 또 대통령이 되면 유 전 본부장을 사면할 것이냐는 물음에 "말도 안 되는 질문이다. 부패사범을 사면하냐"고 되물었다.
또 자신의 배임 혐의를 주장하는 야권을 향해 "민간개발을 해서 100% 민간이 개발이익을 가지게 한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장과 중앙정부는 배임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지사와 여당의 철벽 방어에 막힌 야당은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김부선씨의 음성 녹음을 공개하는 등 측면 공격까지 감행했지만 이 지사의 답변을 끌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도 제기했지만 근거 자료로 제시된 '현금다발 사진'이 허위로 판명나면서 체면만 구기게 됐다.
이 지사는 이 과정에서 실소를 터뜨리며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국감을 마치며 "국정감사를 통해 대장동 문제의 실체가 대부분 드러났고 본질과 줄기가 많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與, 2차전도 여유…野 전략 수정 나서
1차전을 소득 없이 마친 국민의힘은 20일 국토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날(19일) 전략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의 대장동 사건 연루설을 주장했지만 결정적인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감 대책회의를 열어 '국토위 국감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질의한 것에 대한 반응을 봤으니 거기에 맞게 전략적 수정을 해야 한다"며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을 파고 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검·경의 대장동 사건 수사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화천대유의 수익구조와 배분에 관한 단초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이 지사의 정면 돌파로 1차전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압박하며 2차전을 대비하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18일) 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무능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요란하게 선전포고 한 국민의힘. 그러나 오늘 국감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유능함과 진정성을 증명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20일로 예정된 국토위 국정감사에서는 부끄러운 모습 없는, 상식과 사실에 기반한 질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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