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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은 중국에 반포, 중국 정책"..이게 국어 교재 내용

오원석 입력 2021. 10. 19. 07:16 수정 2021. 10. 1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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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10월 8일 경기 의왕시 갈미한글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훈민정음이 새겨진 조각물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한 교육서적 출판사가 교재에서 "훈민정음은 한자의 발음기호이다", "훈민정음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등 잘못된 내용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교재 내용이 공론화하자 출판사는 부랴부랴 기존 교재를 거둬들이는 한편 개정판 출판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문제의 내용은 S출판사가 내놓은 독학사(대학 학위 검정고시) '교양과정 국어' 교재에 등장했다. 이 출판사는 '훈민정음과 한자의 관계' 대목에서 '①훈민정음은 중국어(문자)를 통일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②문자(한자)의 발음을 쉽게 표기함으로써, 자음을 정립하여 중국어를 통일하는 것이 훈민정음의 목적이다' 등 황당한 내용을 기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재에는 "훈민정음은 중국에 반포했다"라며 그 딸림내용으로 "이두를 대체하여 사용하는 것, 한문서적을언해하는 것, 한자의 발음을 표기하는 것(훈민정음) 등의 세 가지 정책은 모두 중국에서 시행했다"라고 서술했다.

S출판사가 내놓은 독학사 교양 국어 교재 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S출판사의 문제의 교재 내용은 한글날 다음 날인 지난 10일 처음 알려졌다. 한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적 없이, 해외에서 대학 학위를 스스로 공부 중인 A씨가 S출판사의 독학사 교재로 공부를 하다 훈민정음 대목에서 이상한 점을 느끼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면서다.

A씨는 "훈민정음 설명 이게 맞는건지 궁금하다"라며 "공부방에 올렸었는데 다들 이상하다고 하더라. 훈민정음은 중국에 반포했다? 이 교재 보면서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상식과 너무 달라서 당황했다"라고 했다. A씨의 글은 댓글이 900여개가 달릴 정도로 해당 커뮤니티 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어 지난 17일 A씨는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교재 내용을 역사 왜곡으로 국민신문고를 통해 신고한 후기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국민신문고 처리 결과 국가평생교육진흥원(국평원)은 "민간 출판사에서 출판한 특정교재의 역사 왜곡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면서도 "민간 출판사를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다"라고 답했다.

또 국평원은 "신고내용이 심각해 해당 출판사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처리 경과를 확인, 요구했다"라고 했다. 해당 출판사는 10월 넷째 주 중으로 재출판한 교재를 발간할 예정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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