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위의 프로듀서 이영재 "유희열 닮았다는 말, 이제는 받아들였다"[SS인터뷰]

정다워 2021. 10. 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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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미드필더 이영재.제공 | 수원FC
[스포츠서울 | 홍천=정다워기자] 올시즌 이영재(27)는 수원FC의 ‘프로듀서’로 거듭났다.

수원FC 미드필더 이영재는 올시즌 K리그1 24경기에 출전해 3골7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영재의 역할은 확실하다. 중원에서 정확하면서도 창조적인 패스로 공격 전개를 이끈다. 공격에선 라스가, 수비 쪽에선 잭슨의 활약이 돋보인다면 미드필드에서는 단연 이영재의 비중이 크다.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시작부터 그랬다. 이영재는 당초 겨울 이적시장에서 안병준과 트레이드를 통해 수원FC로 이적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안병준의 무릎 상태로 인해 ‘딜’은 무산됐다. 홍천 훈련지에서 만난 이영재는 “그땐 수원에 집까지 얻은 상태였다. 다시 강원으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했는데 구단에서 이적료까지 써가면서 저를 영입했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돌아봤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시즌 초반 발목 부상을 당해 한 달 가량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사이 팀은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며 파이널A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영재는 “돌아보면 다사다난했던 시즌이다. 오길 잘했다. 사실 김도균 감독님의 제안을 거절했었는데 지금은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과거에도 이영재는 재능을 늘 인정받는 선수였지만 꾸준함이 부족했다. 이영재는 원인을 ‘정신’에서 찾았다. 그는 “저는 기복이 많은 선수였다. 정신적으로 최대한 바뀌려고 했다. 어떤 팀을 가든 감독님과 잘 지냈어야 하는데 경기에 뛰고 싶은 욕심이 강했고 저에 대한 믿음도 강했다. 경기에 못 나갔을 때의 화를 절제하지 못했다. 이제 나이를 먹어가면서 성숙해졌다. 수원에서 와서 그렇게 됐다. 더 완성된 선수가 되기 위해 여러 면에서 노력했고 기복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지금의 경기력이 나왔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성남전서 득점한 후 기뻐하는 이영재의 모습.제공 | 프로축구연맹
공교롭게도 이영재는 작곡자이자 프로듀서인 유희열과 닮은꼴로 꼽힌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점에서도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이영재는 “사실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땐 기분이 많이 안 좋았다”라며 웃은 후 “너무 많이 들어서 지금은 체념하고 받아들인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잘생긴 유희열이라고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축구계 유희열이라는 수식어를 인정하기로 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원래 창조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한다. 첫 터치부터 그런 패스를 할 생각을 한다. 좋은 패스를 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 자신감도 있다. 감독님도 그런 패스를 좋아하신다”라며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설명했다.

이영재는 올시즌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이영재는 도움 7회를 기록하며 김보경(전북 현대 9회), 무릴로(수원FC 8회)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6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1위와 차이가 크지 않아 추격이 가능하다. 김보경은 28경기, 무릴로는 30경기에 출전한 반면 이영재는 24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동률을 이루면 이영재가 순위에서 앞설 수 있다. 이영재는 “초반에는 도움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후반기에 운 좋게 올라갔다. 차이가 얼마 안 나기 때문에 매 경기 속으로 골보다 도움을 하자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 축구 하면서 개인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흔한 감투상도 못 받았다. 그래서 욕심이 난다. 라스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의욕을 보였다.

수원FC에서의 활약을 뒤로 하고, 이영재는 올시즌 종료 후 국군체육부대에 지원할 계획이다. 팀은 물론이고 개인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이별이다. 이영재는 “팀에서는 농담으로 1년 더 하라고 한다. K리그에서 뛸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고 있다. 관중이 없어서 그런지 한 경기 나가는 게 더 소중하게 느껴지더라. 사회복무요원으로 갈 수 있지만 현역으로 들어가 뛰고 싶다. 이 팀에서 오래 하고 싶은데 아쉽다. 군대 다녀온 후로 감독님이 계신다는 보장도 없다”라며 수원FC와의 작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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