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75톤 로켓 엔진도 출품..항공우주 전시회 '서울ADEX'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 ADEX’가 19일 역대 최대 규모로 개막했다. 오는 23일까지 5일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행사에는 28개국 440개 업체가 참가한다. 19∼22일에는 산·학·연·군 등 관련 분야 종사자만 참관할 수 있고 일반인은 23일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났거나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를 지참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다.
누리호에 사용된 75톤 로켓 엔진 전시
한화는 지난 3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 시킨 후 처음으로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계열사의 우주 사업 역량을 한데 모아 전시한다. 21일 고흥에서 발사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장착된 것과 동일한 제품인 75톤 액체 로켓 엔진도 전시한다. 실제 연소 실험에 사용됐던 실물이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쏘아 올리는 발사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터보펌프 등 구성품과 엔진 총제작에 참여했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와 위성추진계도 볼 수 있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는 설계, 보관, 즉시대응, 제작비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민간 기업의 우주 사업 참여를 앞당기는 기술로 평가 받는다. 우주 공간에서 위성을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위성추진계는 연료 연소 시 발생하는 가스의 추력을 활용해 자세 제어, 궤도 수정 기능을 수행한다. 내년 발사될 달 탐사 궤도선에 실제 적용될 예정이다.
다양한 위성도 전시된다. 우주 인터넷 등 다양한 위성통신서비스 구현이 가능한 ‘저궤도 통신위성 플랫폼’과 국내 최초로 100㎏이하, 해상도 1m급 개발에 성공한 ‘초소형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 전세계에서 운용 중인 상용위성 중 가장 높은 해상도(픽셀당 0.3m급)를 지닌 ‘광학위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드론과 같은 소형 항공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소형 레이저 무기체계’, 민수용 UAM(도심항공교통) 기술을 활용한 ‘국방 틸트로터 수직이착륙기’, 사람이 탑승하지 않아도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원격 조종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다목적무인차량’도 전시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대표이사는 “정부와 적극 협력해 우리나라 우주 독자기술 확보에 앞장서겠다”며 “위성 서비스나 UAM 같은 미래 신사업 모델도 지속 개발해 우주와 방산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유인 수송용 UAM, 기본훈련기 공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다가오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춘 우주사업 비전을 제시한다. KAI는 국내 최초 민간 주도 사업으로 진행 중인 차세대 중형위성 2호 개발과 누리호 총조립을 주관하고 있다. 위성 설계부터 제작, 조립, 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초 민간 우주센터를 건립하고 대형부터 초소형 위성까지 동시 제작할 수 있는 양산 인프라도 구축했다.
KAI는 유인 수송용과 무인 화물용 UAM도 최초로 공개한다. 유인 수송용 UAM은 5인승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기로 최대속도 250㎞, 항속거리 100㎞이며, 도심간 30분 내외 이동이 목표다. 무인 화물용 UAM은 최대 600㎏ 화물 적재가 가능하다.
KAI가 한국 공군의 KT-1 기본훈련기 대체를 목적으로 제안하는 차기 기본훈련기(소리개, Black Kite)도 처음 공개된다. 1600마력 이상으로 출력을 향상시키고 디지털 조종석, 여압 등 조종사 편의성을 강화한 모델이다.
KAI 측은 “세계 최초로 군용기에 미래 항공 기술인 전기 추진 시스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운용 유지비를 절감하고 소음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환경 오염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개발로 추진 중인 상륙공격헬기도 실물기 규모로 전시된다. 헬기와 무인기간 합동작전이 가능한 유무인복합체계(Manned-UnManned Teaming) 개념도 적용됐다.
한편 평화운동단체들의 모임인 ‘아덱스저항행동’은 지난 1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국제 항공우주 심포지엄’ 행사장에서 ‘STOP ADEX’, ‘전쟁은 여기서 시작된다’, ‘전쟁 장사 중단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전쟁의 참혹함을 상징하는 저승사자, 무기 거래의 비인권적인 행태에 책임을 묻는 암행어사 복장 등을 하고 “살인 무기 사고 파는 아덱스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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