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 면화 사용' 논란 유니클로 "韓 판매 제품에 안썼다"

이병준 2021. 10. 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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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자치구의 한 공장에서 목화 씨앗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로이터통신


유니클로가 중국 신장 위구르(웨이우얼)산 ‘강제노동 면화’ 사용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한국 유니클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 판매 제품 중) 위구르산 면화를 사용한 건 없다”며 “봉제 공장이나 2차 거래처 공장도 신장 지구에 위치해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유니클로가 위구르인의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면화를 쓴다는 논란은 서구권에서부터 불거졌다. 호주 국책 연구소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유니클로의 중국 거래처로 알려진 야거얼섬유기술(雅戈尔色纺科技公司)과 청도즉발화진의류(青岛即发华锦服装有限公司) 공장에서 신장 위구르에서 강제 이송된 노동자 수천 명이 근무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위구르인 강제노동으로 목화 생산”


신장 지역은 중국 목화 생산량의 85%, 전 세계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목화 생산지 중 하나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강제로 동원한 위구르 주민 수백만 명을 목화를 따거나 태양광 패널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등의 일에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제노동기구는 1930년 이래로 '불이익의 위협 하에 이루어지거나 자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모든 노동'을 강제노동으로 규정하고 협약 비준국에 이를 금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는 지난 1월 위구르 자치구 관련 의류 수입 금지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유니클로의 셔츠 수입을 금지했다. CBP는 같은 달 로스앤젤레스(LA) 항에서 압수한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가 신장 군사지구 중 하나인 신장생산건설병단(XPCC)을 통해 공급된 것으로 봤다. 프랑스 검찰도 지난 6월 유니클로와 자라, 스케쳐스 등 패션업체의 강제 노동 연루 혐의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유니클로 "인권 침해 용인하지 않아"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 야나이 다다시 (柳井正) 회장. 연합뉴스=로이터통신

유니클로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지난 15일 “인권 침해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유니클로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아동 노동 및 강제 노동을 금지하는 행동강령을 준수하는 생산 파트너와 거래처가 조달하는 면화를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 CBP에는 소명 자료를 전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뿐 아니라 글로벌 패션업계 몇곳도 ‘위구르 강제노동 면화’ 사용 의혹으로 곤욕을 겪고 있다. 이를 부정하면 중국 시장에서 분노를 사고, 긍정하거나 침묵하면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비난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웨덴 SPA 브랜드 H&M은 지난해 3월 ‘납품 과정에 강제노동이 확인되면 납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가 중국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제품이 삭제되고 SNS에서 불매운동이 이는 등 집중 포격을 받았다.

중국 상하이 H&M 매장 모습. 연합뉴스=EPA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북서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신장 지역에 사는 위구르인 1200만명 대다수는 무슬림이고, 이들은 중국어가 아닌 위구르어를 주로 사용한다. 20세기 초 위구르인들은 독립을 선포했지만 1949년 중국 국공내전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승리로 끝나면서 중국 내로 다시 편입됐다.

국제엠네스티나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지난 몇 년간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인이 ‘재교육 캠프’에 억류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재교육 캠프’에서는 위구르인들을 대상으로 강제 노동, 수면 박탈, 폭행, 집단 강간 등이 자행됐으며 여성의 경우 강제 불임 시술을 당하기도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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