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 지키려면..보고 듣고 말하세요

김명환,이진한,차창희 입력 2021. 10. 19. 17:30 수정 2021. 10. 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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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줄이려면
자살암시 징후 파악하고
생각 있는대로 들어주고
가족·지인에게 도움 요청

대다수 자영업자의 극단 선택은 사업 부진에서 비롯된다. 사업 부진이 경제적 문제를 낳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끝내 가족관계까지 어렵게 만들어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다는 것이다. 2020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자살 경로는 크게 △사업 부진 △부채(사업자금) △정신건강 문제(음주·우울증) △가족관계 문제 △사망 5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사업 부진부터 자살 사망까지 평균 기간은 258개월로 조사됐다.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영향이 드러나는 셈이다.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자살사망자 사망 전 직업 관련 스트레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78%가 자살 직전에 직업 관련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무직·실업 상태인 이들(70%)보다 높은 비율이다. 매출 저하, 부채 등 영업 관련 스트레스 비중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자살 예방 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를 전 국민이 실천함으로써 자살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해당 교육을 받은 뒤 극단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을 발견해 전문가에게 연계한 비율은 71%에 달했다.

보고 듣고 말하기의 1단계(보기)는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행동·상황적 신호를 파악하는 것이다. 극단 선택의 사각지대에 처한 이들은 평소 "정말 죽고 싶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등 자조적 표현을 자주 한다. 평소와 다른 공격적 행동을 보이거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태도도 포함된다.

이 같은 자살 징후를 확인했다면 이후에는 그들의 생각을 들어주는 2단계(듣기)가 큰 도움이 된다. 이때 비난, 충고 및 섣부른 해결책 제시는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진짜 힘들었겠다" "힘든데 잘 버텼네" 등 공감대를 형성하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면 자살 시도자들의 불안·초조함을 환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 들은 후엔 마지막 3단계(말하기)를 실천해야 한다. 가족·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자살 시도자들의 안전을 확보한 후 경찰·소방서,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의료기관 등에 인계함으로써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

[기획취재팀 = 김명환 팀장 / 이진한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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