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맞손..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
삼성SDI가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았다. 1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삼성SDI는 그간 완성차업체와 협업 없이 독자 노선을 걸어왔는데, 이번 스텔란티스와 합작사를 계기로 북미 시장 진출을 가속할 전망이다.
이번 합작에 관한 투자 규모와 공장 부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배터리 업계는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투자금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공장의 위치와 생산 시기 등은 추가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7일 스텔란티스는LG에너지솔루션과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나머지 물량을 따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7월 'EV데이' 당시 자사의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미국에서 총 50GWh 이상의 공급 용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연간 4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연간 10GWh 규모로 삼성SDI와 협력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아이오닉5'급 자동차 약 14만대에 탑재될 수 있는 양이다.
삼성SDI는 이번 합작을 계기로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존까진 한국·중국·헝가리(유럽)에만 배터리 생산기지를 뒀지만, 미국은 중국·유럽에 이은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이라는 점에서 미국 공장 설립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삼성SDI는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최근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등 현지에서 복수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 배터리 '빅3'에 속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이미 미국에 진출해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LG는 GM과 스텔란티스, SK는 포드와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는 조 바이든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전기차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정부는 자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부품을 채택한 전기차에 보조금 등 혜택을 주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 2025년 발효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부품을 현지에서 생산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USMCA는 주요 소재·부품의 75%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완성차 업체가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삼성SDI의 합작 공장 설립은 내년 상반기에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전환에 300억 유로(약 41조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초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크라이슬러·피아트·지프·시트로엥 등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두고 있으며,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순위는 3위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스텔란티스 브랜드 중 이미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곳이 있었고,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배터리와 더불어 다양한 배터리를 활용함으로써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을 분산하는 의미도 있다"고 해석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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