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처럼 떨어지는 머리카락 걱정된다면..뒷머리 한번 잡아보세요

이병문 2021. 10. 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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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큰 일교차와
여름 후유증, 두피에 악영향
가을에 머리카락 많이 빠져
환절기 탈모는 생리적이지만
하루 100개 넘으면 병적 원인
가을철 탈모 줄이려면
두피 깨끗하게 유지하고
매일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의 활력 높이는 게 좋아
금연·적절한 체중도 중요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다. 가을이 되면 동물도 털갈이를 하듯 사람도 다른 계절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 환절기 탈모는 주로 일조량 변화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병적인 탈모라기보다 포유류가 계절에 따라 털갈이를 하는 것과 비슷한 생리적인 탈모다.

탈모는 두피에서 '성모'로 불리는 굵고 검은 머리털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한국인은 일반적으로 서양인보다 모발 밀도가 낮아 머리카락(성모) 약 10만개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하루에 50~100개가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것으로 본다. 그러나 자고 나서 또는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이면 병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탈모는 집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해볼 수 있다. 빠지는 머리카락을 3일 연속으로 모은 다음 계산했을 때 하루 평균 100개 이상 빠졌을 경우, 이마나 정수리 쪽 모발과 후두부 모발을 동시에 만졌을 때 모발이 가늘어져 있거나 평생 거의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후두부 모발이 다른 부위 모발에 비해 가늘어졌을 경우, 머리를 가운데 가르마로 정리한 후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앞머리 쪽 가르마선이 정수리 쪽보다 넓어져 있을 경우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눈썹과 턱수염이 굵어지고 이마가 넓어지는 경우 또한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머리카락은 평생 계속 교체된다. 모발은 하루에 약 0.37㎝, 한 달이면 1㎝에서 1.5㎝ 자란다. 모발 굵기는 보통 100㎛다. 머리카락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낭은 생장기 2~8년, 퇴행기 2주, 성장을 멈추는 휴지기 1~3개월로 이뤄지는 주기를 반복한다. 머리카락 하나가 평생 빠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자라다 성장이 멈추면 빠지고 다시 새로운 머리카락이 나는 식이다.

머리카락 숫자는 봄여름에 늘고 가을철에 많이 줄어든다.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머리카락은 날씨 영향을 받는다. 가을철 대기가 건조해지면 두피 또한 건조해지고 이때 피지량이 감소하면서 건조한 두피에 각질이 쌓이기 쉽다. 각질이나 오염물질은 모공을 막아 모낭세포 활동을 떨어뜨리고 이 때문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게 된다. 가을철 큰 일교차도 탈모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일교차가 커지면 두피 유·수분 균형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각질이 생기면서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가을에는 여름보다 일조량이 줄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데, 테스토스테론이 인체 내 효소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DHT)으로 전환되면 모발 성장을 막고 모발이 쉽게 탈락한다.

우유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여름 내내 두피가 가득 흡수한 자외선은 가을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한여름 자외선으로 인해 휴지기에 탈모가 일어나면서 머리카락이 탈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자외선 때문에 머리카락 각질층이 깨지는 일도 흔하고, 머리카락이 부러져 머리숱이 더 적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 교수는 "여름은 피지와 땀 분비가 많은 계절이다. 지루성 피부염이나 모낭염 등 두피 상태가 나빠지면서 가을에 머리카락이 더 빠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탈모 인구는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를 기준으로 2019년 23만3628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이다. 잠재적 환자까지 포함하면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탈모인이 훨씬 더 많다는 얘기다. 탈모는 미용적으로도 작지 않은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이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 또한 엄청나다.

탈모는 크게 '흉터성 탈모'와 '비흉터성 탈모'로 나뉜다. 흉터성 탈모는 염증에 의해 모낭이 크게 파괴돼 모발 재생능력이 사라지는 영구적인 탈모로 치명적이지만 국내에서는 비교적 드물다. 그에 반해 비흉터성 탈모는 모낭 자체는 파괴되지 않아 모발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탈모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탈모는 대부분 비흉터성 탈모다.

또 다른 형태의 탈모는 '휴지기 탈모'로, 모발이 가늘어져 모발이 많이 빠지는 증상을 보인다. 허식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보통 하루에 150개, 많게는 300개 이상 모발이 빠지는데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높은 강도의 다이어트를 한 뒤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갑상선 질환 또는 기타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동반 질환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탈모는 주로 남성에게서 나타나는데, 남성 탈모는 이마 양쪽 끝부분이 올라가면서 M자 형태를 보이고 정수리 머리도 같이 빠지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여성 탈모는 앞머리 모발 경계선이 잘 유지되는 편이지만 가르마선이 점점 넓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여성 탈모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이 보유하고 있는 남성호르몬의 증가나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제의 민감도가 커지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남자도 여성형 탈모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탈모 치료와 예방, 발모 촉진은 크게 치료약, 모발 이식, 샴푸로 이뤄진다. 탈모 치료제는 성분별로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함께 바르는 약 미녹시딜이 있다. 대다수 사람은 탈모 치료를 위해 안드로겐(5α 환원효소) 활성화를 막는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거나 바르는 약물인 미녹시딜을 사용한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 모두 약물 치료에는 한계가 있고, 진행된 탈모에는 모발 이식술을 하기도 한다. 모발 이식 후에도 탈모 진행을 막고 기존 모발의 성장을 위해 약물 복용을 병행하는 게 표준 치료법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탈모 방지 기능성 샴푸가 우후죽순 출시되며 탈모 환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용 후기를 보면 효과를 인정하는 제품은 극히 일부다. 샴푸 성분은 통상 70~80%가 계면활성제와 정제수로 구성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한 탈모 방지 기능성 성분은 나이아신아마이드, 덱스판테놀, 비오틴, 살리실릭애씨드, 징크리피치온 등 6가지다. 식약처는 이 중 덱스판테놀 0.1%, 살리실릭애씨드 0.25%, 엘-멘톨 0.3%를 함께 함유한 샴푸 또는 나이아신아마이드 0.3%, 덱스판테놀 0.5%, 비오틴 0.06%, 징크리피치온 액(50%) 2%를 함유한 샴푸를 탈모 완화 기능성 제품으로 인정하고 있다. 탈모 샴푸 제조사는 이들 성분이 손상된 모발과 모낭 세포 재생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식약처 고시 성분을 400~500㎖ 샴푸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이들 탈모 완화 고시 성분이 고작 0.65%(2.6~3.25㎖)와 2.56%(11.44~12.8㎖)에 불과해 탈모 증상 완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이들 성분의 의학적 탈모 치료 효과를 입증한 업체 또한 아직까지 없다.

가을철 탈모를 줄이려면 일상에서 건강한 식·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먼저 두피 청결이다. 두피에 땀·피지 등 노폐물이 쌓이면 염증을 일으키고 이 염증은 탈모의 원인이 된다. 머리를 감을 때는 미지근한 물로 계면활성제가 없는 샴푸를 이용해 꼼꼼히 감는다. 아침보다 일과를 마친 저녁에 감는 것이 좋다. 우 교수는 "머리를 말릴 때는 수건으로 모발을 비비지 말고 두피 마사지를 하듯 꾹꾹 눌러준다. 머리카락은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지 못하면 쉽게 끊어진다. 샴푸 후 자연 바람이나 드라이어 찬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하고, 매일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몸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남성형 탈모 예방과 치료에는 콩, 두부, 된장, 칡, 채소, 녹차 같은 식물성 항산화제의 일종인 이소플라보노이드를 함유한 음식이 일부 도움될 수 있다"며 "특히 담배는 모발 건강에도 해롭다. 두피로 공급되는 혈류량을 줄일 뿐 아니라 담배 연기 자체가 탈모를 유발할 수 있어 간접 흡연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여성은 딸기(스트로베리), 블루베리 등 '베리'로 끝나는 과일류를 먹으면 탈모뿐 아니라 유방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과체중은 탈모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병철 단국대 피부과 교수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과체중인 사람은 유산소운동을 통한 체중 감소가 보약"이라며 "이는 탈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DHT' 수치가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매일 규칙적인 숙면을 취해 피부 재생 시간을 늘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급격한 영양 섭취 제한과 빠른 다이어트, 정신적 스트레스도 휴지기 탈모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탈모 환자는 모발 숱이 줄어들다 보니 강한 햇볕에 자극을 받는 경우가 많아 모자를 쓰는 게 좋다. 무엇보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검증된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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