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구렁이 이재명 이기려면 洪"..尹 밀던 대구 민심 쪼개졌다
“윤석열이든 홍준표든 아무나 좋다 카데예. 급한 게 정권교체 아입니까.”
19일 오전 동대구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창호(70)씨는 ‘대구에선 대선 후보로 누구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씨는 “손님들이 예전에는 윤석열이 좋다 하다가 요즘에는 홍준표가 많이 따라붙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마음이 좀 갈린다. 대통령 직무를 잘할 사람과 당선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전자는 누구고, 후자는 누구냐’는 질문에는 “전자는 홍준표, 후자는 윤석열”이라고 귀띔했다. 택시에서 내리는 기자에게 김씨는 “(대구 시민들 이야기)들어보면 재밌을 낍니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대선을 앞두고 대구는 보수 정당 주자들의 핵심 공략지로 꼽힌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5일 약 57만명의 당원이 11월 5일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본경선 투표에 참여할 선거인단으로 확정됐다. 이중 절반 가량이 전당대회가 한창이던 5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신규 입당한 ‘새내기 당원’이지만, “TK(대구ㆍ경북) 당원이 전체에서 28~3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지역인 점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게 국민의힘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은 20일 대구ㆍ경북 토론회를 앞두고 19~20일에 걸쳐 일제히 대구로 집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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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밉긴 한데…세게 확 밀어붙일 사람”
한복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67)씨도 “정치를 많이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이 공력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앞으로 나아질 걸로 쪼매(조금)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최근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왔다가 ‘미신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선 “안 보이는 데 새기거나 해야지 , 딱 보이는 데다가 적어 나온 건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권오주(77)씨는 “말을 함부로하는 홍준표는 영 아니다. 새로운 인물인 윤석열이 낫다”고 주장했다.
“능구렁이 이재명 이기려면 경험 풍부한 홍준표가 낫제”
서문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 중인 채승희(63)씨는 “윤석열이 ‘버럭’하고 욱하는 성격이 있다”며 “사람들이 잘 못 넘는 선을 능글맞게 잘도 넘어가는 이재명과 맞서서 이기려면 홍준표가 낫제”라고 말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앞서 제주도에서 한 ‘당 해체’ 발언을 놓고선 “자기를 밀어주는 당인데 대선 주자가 그런 말을 하나”라고 비판했다. 채씨와 인터뷰 중 옆 상점을 지나가던 손님 A씨가 불쑥 대화에 참여해 “나는 무조건 ‘홍준표맨’”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대구라고 무조건 국민의힘 찍나, 앞으로 바뀔 것”
다른 후보들을 추격 중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대해 “합리적인 모습”이라며 긍정평가를 내놓는 이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택시기사 B(54)씨는 “중앙정치를 별로 안 하고 제주도로 가서 그렇지, 깨끗하고 정치를 잘할 것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채승희 씨도 “원희룡이 토론을 잘 하더라”고 평가했다.
“대구 사람이라고 무조건 국민의힘 찍는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서문시장에서 건강식품 도ㆍ소매업을 하고 있는 김옥균(65)씨는 “(야권 후보들보다)차라리 이재명이 낫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특히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탈당한 곽상도 의원을 언급하며 “지역구(대구 중ㆍ남구)가 여기 아니가. ‘50억’이 아(아이) 이름이가. 지역경제에선 5만원도 어려운 돈”이라라며 “그러면서 무슨 국민의힘이 깃발만 꽂으면 된다고 하나. 앞으로는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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