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장의 뮤지컬] 코로나 시대엔 지킬 박사 주사도 달라 보이네
의사 헨리 지킬은 인간의 선과 악, 그 이중성을 분리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신을 모독했다는 비판과 미쳤다는 비아냥에 부딪힌다. 병원 이사회가 임상 실험을 불허하지만 그에게는 플랜B가 있다. 지킬이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그 순간~”(‘지금 이 순간’)을 부를 때 무대는 실험실로 바뀐다. 불길한 효과음이 들린다. 지킬은 이 사진처럼 자기 팔에 빨간 약물을 주사할 참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19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했다. 2004년 한국 초연부터 불패 신화를 써내려온 흥행작이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관객은 “익숙한 그 주사 장면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이른바 ‘투명인간’으로 바뀌는 현실과 겹쳐져 이번엔 달리 보일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 시대에 인류는 두 부류, 백신을 맞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사진 속 빨간 약물의 정체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면 주사기에는 어떤 액체도 들어 있지 않다. 빨간 종이가 있을 뿐이다. 소품 제작팀은 “주사기를 누르면 종이가 점점 사라지면서 마치 주사액이 팔뚝 안으로 들어가는 효과를 낸다”며 “뒤로 보이는 약병들에 담긴 액체는 다양한 색소를 물에 섞은 것”이라고 전했다. 지킬은 주사를 놓고 나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그분’, 즉 하이드로 변신하는 자신을 거울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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