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안했다"더니..이재명 "유동규, 이혼 때문에 약먹고 자살 시도"
압수수색 당시 근황은 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일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배임 및 뇌물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을 배신했고, 최근에 통화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유 전 본부장이 아내와 이혼하는 문제가 있어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며 근황을 전했다.
◇”유동규가 배신한 것, 괴롭힌 것”
이 후보는 이날 유 전 본부장과 관련해 ‘배신’이라는 단어를 썼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유 전 본부장은 증인(이 후보)에게 충성을 다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충성을 다한 것이 아니라 배신한 것”이라며 “이런 위험에 빠뜨리게 한 것은 최선을 다해 저를 괴롭힌 것”이라고 했다.
또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선거를 도운 것, 관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정말 중요한 인물이었다면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아닌) 사장을 시켰을 것”이라며 “8년 간 사장을 안 했는데 (제가) 안 시켜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을 맡지는 못했지만, 이 후보는 2018년 경기지사에 취임한 후 유 전 본부장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 의원이 이 점을 묻자, 이 후보는 “(제가) 경기도에 온 다음에 (유 전 본부장이) 60명 소규모의 산하기관인 관광공사(사장)를 맡긴 했는데 정치적 미래나 현안을 의논하는 사이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작년 12월 사표 던지고 나간 후 연락한 적 없다”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3일 이 후보 스스로 ‘유동규 측근설’에 대해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했을 정도다.
이날도 유 전 본부장과 최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며 측근설을 잠재우려 했다.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에 380억원을 출연해달라고 해서 제가 거부한 이후에는 작년 12월에 사표를 던지고 나갔고, 그 후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유동규, 2010년 시장직 인수위 참여…본부장 임명 ‘무관’ 주장
뿐만 아니라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을 임명한 것도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종배 의원으로부터 ‘유 본부장 인사에 지시나 개입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본부장 임명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인사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또 이 의원이 ‘누구에게 유동규 채용 지시를 한 것은 없느냐’고 묻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불법적으로 뭘 했을 리는 없고”라며 “인사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겠다.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유 전 본부장은 내 말이 곧 이재명 말이라고 주민들에게 이야기했다’며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를 추궁하자, 이 후보는 “유동규는 그런 정도 영향이 있으면 제가 사장을 시켰을 텐데 제가 마지막까지 사장을 안 시킨 것을 생각을…”이라고 말했다.
성남 분당구 한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이었던 유 전 본부장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취임한 2010년 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2010년 10월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성남시 임원추천위원회가 유 전 본부장을 추천했고, 공단 이사장이 공석이어서 황인상 당시 성남시 행정기획국장이 유 전 본부장을 임명했다. 성남시 몫으로 들어간 임원추천위원 중 한 명은 이 후보의 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다. 유 전 본부장이 임명됐을 때 의회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임원으로 임명될만한 경력이 없다는 논란이 나왔다.
◇’대통령-한전 직원’→'현대그룹 회장-계열사 대리’
앞서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과 관계에 대해 ‘대통령과 한전 직원’의 예시를 들었다. 지난 4일 그는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되자 “한전 직원이 뇌물 받고 부정행위를 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냐”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벌써 대통령이 된 것인 마냥 거들먹거리는 뻔뻔함이 보인다. 후안무치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날은 ‘현대그룹 회장과 계열사 대리’라는 비유가 등장했다. 이 후보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와 유 전 본부장 관련성을 묻자, “현대그룹 회장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계열사 대리가 이미 협상되고 정해진 것과 다르게 ‘더 받읍시다’라고 하는데 팀장, 부장이 채택을 안 했다. 이걸 회장에게 보고하겠냐”고 했다.
◇관계 부인하면서도 “이혼 문제로 자살한다고 약 먹어”
이 후보는 이처럼 유 전 본부장과 관계를 부인하는 데 집중했지만, 유 전 본부장의 근황은 잘 아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당시 침대에 드러누워있었다는 보도가 있더라”며 “나중에 들은 바로는 이혼 문제로 집안에 문제가 있어 당시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주군이니, 핵심측근이니 하시는데, 선거를 도와준 것, 관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경기관광공사에서) 사표를 던지고 나간 다음 대선 경선 때에도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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