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 사주 의혹' 관련 한동훈·권순정 추가 입건

이효상 기자 2021. 10. 2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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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당시 윤석열 측근·대검 대변인…검·언 유착 사건 논의 의혹
‘김웅·조성은 간 녹음파일’ 토대로 수사…한 검사장은 “무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17일 오전 한동훈 부장검사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사진)과 권순정 전 대검찰청 대변인을 추가로 입건했다. 공수처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사건 제보자 조성은씨의 통화 녹음파일 등을 토대로 고발장의 작성·전달 과정에 복수의 검찰 관계자가 관여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14일 한 검사장과 권 검사를 추가로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지난달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을 포함 4명을 직권남용·공무상 비밀 누설 등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지난달 9일 입건한 데 이어 한 검사장과 권 검사도 추가로 입건했다.

공수처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 당시인 지난해 3~4월 검찰 내부 논의 정황을 확인하면서 ‘고발 사주’ 의혹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31일 MBC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검찰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수감된 취재원에게 범여권 정치인의 비위를 폭로할 것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해당 검찰 관계자로는 한동훈 검사장이 지목됐다. 사흘 뒤인 4월3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웅 의원은 당 선대위 관계자인 조씨에게 범여권 정치인과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다. 고발장에는 언론이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하고 범여권 정치인이 이를 악용해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한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문제의 고발장이 전달된 지난해 4월3일 김 의원과 조씨가 나눈 통화는 ‘검·언유착 의혹’으로 시작한다. 김 의원은 “이동재하고 한동훈하고 통화한 게 아니고 이동재가 한동훈인 것처럼 다른 사람을 가장을 해서 녹음을 한 것”이라며 “이걸 아마 이동재가 인제 양심선언 하면, 바로 이걸(고발장을) 키워서 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당시는 공개되지 않았던 이동재 전 기자 측 대응 전략 중 하나를 김 의원이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 얘들(피고발인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고발 사주의 발단일 수 있음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한 검사장이 고발 사주에 관여한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고발장 전달 직전인 지난해 4월1일부터 이틀간 윤 전 총장과 한 검사장의 전화통화가 29회에 이르며, 한동훈-권순정-손준성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대화가 75회 이뤄졌다. 손 검사는 야당으로 넘어간 고발장의 최초 전달자로 지목됐다. 한 검사장은 MBC가 전날 김 의원과 조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한 데 대해 “저는 소위 고발장 이슈와 어떤 식으로든 전혀 무관하고, 전혀 알지도 못한다”며 “내용도 없는 카톡 한 줄 한 줄 횟수를 가지고 억지로 꿰맞춰 모함하는 것은 범죄행위이다.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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