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타고 날았다.. 폭락 반년만에 최고치 근접

김은정 기자 2021. 10. 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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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美 상장한 날 4.8% 상승
가격은 6만4000달러대 치솟아
"연말에 10만달러까지 오른다"
"비트코인 투자는 여전히 도박"
국내 투자자들도 기대 크지만
내년부터 부과되는 세금이 부담

19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외벽에 ‘미국 최초 비트코인 관련 ETF, BITO 상장’이란 현수막이 걸렸다. BITO는 이날 첫 거래를 시작한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의 종목명이다. 아마존을 AMZN이라고 줄여 부르는 식이다.

18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이날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7천600만원대로 올라섰다. /김연정 객원기자

BITO의 증시 데뷔 첫날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BITO는 이날 4.85% 오른 4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주하며 첫날 거래액이 9억8000만달러(약 1조1549억원)로 뉴욕증권거래소 역사상 둘째로 많았다. 미국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지난 4월 상장한 데 이어 비트코인 ETF까지 상장하면서 가상 화폐가 제도권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CNBC는 “BITO의 상장은 가상 자산 산업의 거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BITO 상장하자 비트코인값 사상 최고치 근접

BITO는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다.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면 펀드 자금으로 주식을 사는 것처럼, 투자자들이 BITO를 사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을 사는 효과가 있다. 마이클 사피어 프로셰어즈 최고경영자(CEO)는 “(BITO의 상장은) 주식과 ETF 거래에 익숙하지만 가상 자산에 직접 투자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투자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인베스코, 발키리, 반에크 등 운용사 8곳이 신청한 비트코인 ETF도 연내 승인을 앞두고 있다.

500달러만 오르면 사상 최고치 경신하는 비트코인

BITO의 성공적 데뷔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20일 비트코인은 6만4434달러에 거래되며 6개월 만에 6만4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사상 최고가였던 6만4895달러(4월 14일)에 불과 400달러 차이로 근접한 것이다. 투자 전문 회사 펀드스트랫의 톰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트코인 선물 ETF 첫해에 5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ETF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하게 되면서 연말 비트코인이 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했다. 반면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은 “비트코인 투자는 여전히 도박과 같다. 비트코인의 가치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내년 가상 화폐 과세 놓고 혼선

BITO 호재로 20일 국내 비트코인 시세도 한때 7900만원을 돌파하며 지난 4월 고점(8200만원)에 성큼 다가갔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해 두 번째 랠리가 시작된 것 아니겠느냐”는 기대가 나오지만 ‘가상 화폐 과세’ 규제가 부담이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가상 화폐 시세 차익을 ‘기타 소득’으로 보고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코인으로 연간 250만원 넘게 벌면 차익의 22%(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떼는 식이다.

하지만 시행일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업비트 등 국내 4대 가상 화폐 거래소는 정부가 세부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있어 과세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같은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팔면 거래 내역 확인이 쉽지만, 다른 거래소로 옮겨 처분할 경우 개별 거래소가 소득 금액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상 화폐 소득에 대한 세금을 원천징수해야 하는 거래소들이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내년 과세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국회에는 가상 화폐 과세 시기를 늦추자는 법안이 3건 올라가 있는 상태다. 하지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부터 가상 자산 소득에 과세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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