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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이어 뉴질랜드·콩고서도 테러.. 또 다시 IS 공포

정지섭 기자 입력 2021. 10. 20. 23:04 수정 2021. 10. 21.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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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서 패퇴후 급속 위축되다
올 8월 카불공항 테러로 재등장
콩고서 민간인 등 170여명 납치
중동난민 많은 유럽 등 표적 우려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지난 18일(현지 시각) 주민들이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사흘 전 이곳 모스크에서 IS-K가 자폭테러를 벌여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AFP 연합뉴스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북동부 이투리 지역에서는 요즘 군경과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 간 전투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IS의 아프리카 지부인 ISCAP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민간인과 군경 등을 상대로 66차례의 공격을 벌여 207명이 사망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분쟁 분석 사이트인 ‘롱워저널’은 “이 지역에서 납치된 사람도 170여 명에 달한다”면서 “군경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ISCAP의 활동 지역이 계속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같은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는 이달 초 정보 당국이 IS 조직원들의 은신처를 세 차례 급습,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등에서 온 조직원 11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군경 5명이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이라크 키르쿠크에서 IS 대원들이 현지 경찰을 급습해 11명을 살해했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도 지난달 IS 추종자가 흉기를 휘둘러 6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사살됐다.

잔혹한 인질 살해와 무차별 테러를 자행,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IS가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S 활동은 지난 8월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손아귀에 넣은 뒤 부쩍 증가하는 양상이다.

IS 최근 테러 활동

현재 IS 공격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아프가니스탄이다. 아프간 전역을 완전 장악한 탈레반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힐 정도이다. IS의 아프간 지부인 IS호라산은 지난 15일 탈레반의 탄생지이자 본거지인 남부 칸다하르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였다. 이 테러로 47명 이상 숨지고 70여 명이 다쳤다. 일주일 전에는 북부 쿤두즈의 이슬람 사원에서 50여 명이 사망한 자폭 테러를 일으켰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19일 “IS호라산이 탈레반 지배 체제의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며 “최근 이들의 잇단 테러로 탈레반 치안 능력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과 IS는 모두 이슬람 수니파를 신봉하지만 뿌리와 세계관은 차이가 있다. 탈레반은 1980년대 친소련 사회주의 정권에 맞서 싸우던 아프간 무장 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아프가니스탄을 이슬람 근본주의 이념으로 통치하는 것이다. 아프간 바깥에는 관심이 없다.

반면 IS는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에서 극단주의 반군이 세력을 키운 단체다. 이들은 중동을 넘어 전 세계를 전근대적 이슬람 제국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중동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인도, 스페인, 아프리카와 러시아의 일부까지 자신들의 직할 영토로 표시한 지도까지 만들었을 정도다. 이들은 인질을 참수하거나 불태워 죽이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등의 극단적 행동과 선동으로 세계에 공포감을 심었다. 미국·영국·프랑스·호주 등 서방 국가에서 IS 추종자(일명 ‘외로운 늑대’)들이 잇따라 인명 살상 테러를 벌였다. 중동 출신 이민 2세 젊은이들이 IS의 선전에 넘어가 시리아·이라크로 향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IS는 지난 2017년 미국 주도 연합군에 밀려 본거지 시리아·이라크에서 물러난 뒤 급속하게 위축됐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IS는 소멸됐다”고 자신 있게 선언할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 8월 미군 13명을 포함, 18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프간 카불 공항 자폭 테러로 다시 테러의 전면에 등장했다.

아프간 내 IS 세력이 건재를 과시하면서 전 세계에 이들을 따르는 세력들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5년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에 설립된 IS호라산 조직원은 300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탈레반(7만5000여 명)의 4%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면서 지역 조직과 외로운 늑대들이 과감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소리(VOA)는 최근 “IS 연계 조직이 활동 중인 지역은 과거 근거지인 이라크·시리아뿐 아니라 리비아·이집트·인도·방글라데시·필리핀·모잠비크·콩고민주공화국 등 10여 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중동 난민이 많은 유럽과 이슬람 국가가 많은 동남아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는 “전 세계의 코로나 대유행으로 양극화와 사회적 불만이 높아진 상황에서 IS 영향력이 다시 커질 경우, IS발 테러는 과거보다 더 위험하게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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