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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BTS 美공연료, 안받겠단 걸 줬다고?.. 16억 견적받아 7억만 줬다

최훈민 기자 입력 2021. 10. 21. 06:00 수정 2021. 10. 2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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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국민의힘 의원, 소속사의 정부 제출 견적서 확인
정부 측 "소속사가 견적서는 주면서도 안받겠다 말해"
이용 "文 정부, '소프트파워 강국' 말할 자격 있나"
김정숙 여사가 현지 시간 지난달 20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미래문화특사인 그룹 BTS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유엔 방문에 동행했던 BTS에게 대통령 특사로서의 여비를 지급하지 않고 공연료만 7억원 준 것에 대해, ‘BTS 측이 돈을 안 받겠다고 해서 그나마 억지로 준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연일 폈다.

그러나 본지 확인 결과, BTS 소속사는 정부로부터 출장 동행 요청을 받은 뒤 스태프 포함 50여명의 미국 출장에 필요한 16억여원짜리 견적서를 정부에 제출한 사실이 있었다. 탁 비서관이 ‘억지로 줬다’고 주장하는 7억원은, 실제로는 BTS가 제출한 이 견적서에서 인건비로 볼 수 있는 ‘창작비’ 등을 뺀 금액이었던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정부 측에 총 16억3700만원짜리 견적서를 제출했다. BTS와 스태프 등 50여명이 현지로 날아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었다. 하지만 정부 측은 이 가운데 7억1700만원만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빅히트뮤직과 체결했다.

정부가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한 항목은 항공비, 숙박비, 현지차량, 식비, 방역준비비가 전부였다. 인건비에 해당하는 항목은 아예 없었다. 인건비 성격의 ‘창작비’ 5억7200만원이 통째로 빠졌고 기타비용도 3억4864만원 덜어냈다.

이런 상황에서 여비 미지급 논란이 불거지자, 탁현민 비서관은 친여 언론 등과 인터뷰를 통해 “BTS 멤버들이 ‘돈을 10원짜리 한장 안 받겠다’고 얘기했었다” “받고 싶지 않아 했다”고 했다. 방송 진행자가 “안 받겠다는 거 억지로 찔러주신 거냐?”고 묻자, “억지로 준 것”이라고 했다.

탁 비서관은 “우리 법률과 규정이 허가하는 최소한의 비용을, 그것도 영수증 처리가 되는 그 비용을 정산한 것” “최소한의 비용만을 허락하는 정부의 규정이 원망스러웠다”고도 했다. 또 페이스북에는 “BTS와 소속사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적어올렸다.

하지만 실제로는 BTS가 공연 녹화 기간(9월18~19일) 외 나머지 사흘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대통령, 영부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수행하고 다니면서 법에 따라 받을 수 있었던 공식 여비도 정부는 지급하지 않았다. BTS는 당시 현지에서 정부와 계약하지 않은▲김정숙 여사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방문 동행(20일) ▲문재인 대통령의 ABC 인터뷰 동반 출연(21일) ▲황희 문체부 장관의 뉴욕한국문화원 전시회 방문 동행(22일) 등의 일정을 대가 없이 소화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빅히트뮤직이 제출한 16억원대 소요 예산서는 BTS 섭외 비용이 얼마나 드나 알아보는 과정에서 제출된 자료”라며 “빅히트뮤직이 이 소요 예산서를 건네며 ‘보통 이런 행사를 가면 이 정도 금액을 받아야 하지만 이번 행사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함께 협의했던 외교부와 우리가 ‘창작비는 몰라도 실비는 챙겨 드리는 게 맞는다’고 해서 최종 7억원에 계약이 된 것”이라고 했다.

빅히트뮤직 측은 조선닷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견적서에 금액을 써내면서 안 받겠다고 했다는 게 사실이냐’는 문자메시지에도 이틀째 답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여민관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제44회 국무회의에서 “한국의 문화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고 한류 열풍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급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소프트 파워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굳건히 세우겠다”고 했다.

이용 의원은 “문화특사의 임무를 완수한 BTS에게 합당한 대우를 안해준 것도 문제지만, BTS가 도착 바로 당일 잠도 자지 못하고 곧장 촬영을 시작하도록 짜여진 일정표도 굉장히 무리했던 것 아닌가 의문이 든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 등 ‘소프트파워 강국’이 정부의 공인 것처럼 발언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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