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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라이브] 응급환자 살릴 119, 지각 수험생 이송은 이제 그만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 10. 21. 06:46 수정 2021. 10. 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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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11월18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 날이 되면 각 지역 소방본부가 수험생 수송에 나선다고 홍보를 한다. ‘지각 수험생’ 몇 명을 실어 날랐다고 자랑도 한다. 언뜻 들으면 좋은 일 하는 것 같지만, 119구급대가 해야 할 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코로나 감염자나 격리자, 거동 장애 학생을 시험장에 이송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초응급환자를 위해 출동 대기해야 할 119앰뷸런스가 왜 시험장에 나가 있어야 하는가.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119를 타고 빨리 왔으면 살 수 있었던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한다. 환자 측이 119 호출을 늦게 한 경우도 있지만, 119구급차가 경증 환자 이송하느라 긴급 출동이 지연될 때도 있다. 게다가 아침 시간대는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 구급 출동이 많은 시간대다. 오전 8~10시, 두 시간 사이에 하루 출동 11% 정도가 이뤄진다.

119가 수험생도 실어 나른다고 하니, 의료적으로 긴급하지 않은 사람들이 119를 쉽게 부를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다. 일년에 몇 백 번씩 119를 부르는 환자도 있다. 구급차 한 번 출동하는 데 세금 40만원이 들어간다. 119는 언제 터질지 모를 응급 환자의 생명을 위해 놔둬야 한다.

119를 안 불러서 살 사람이 죽음을 맞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심근경색증이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 가족들은 급한 마음에 환자를 자가용에 싣고 근처 병원으로 내달린다. 아무리 병원이 가깝다 해도 환자를 옮기고 태우고 내리느라 5분은 족히 걸린다. 뇌에 산소를 공급할 골든 타임을 날린다. 모 대기업 회장이 그렇게 하느라 식물인간이 되어 세상을 떴다.

이럴 때는 119를 호출하고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 119 전화 지도를 받아서 가슴 압박을 하면 그나마 산소가 뇌로 들어간다. 구급대원은 이송 중 구급차 안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기에 산소 공급이 끊기질 않는다. 뇌손상 없이 회복할 수 있다. 주변에 의식 잃고 쓰러진 환자가 있다면, 바로 119를 눌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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