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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별도 기관 만들어 콜센터 정규직화하기로 확정

곽래건 기자 입력 2021. 10. 21. 15:02 수정 2021. 10. 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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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노조 조합원들이 공단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에서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조합원이 입은 조끼에 "문재인 대통령은 고객센터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 약속 지켜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박상훈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직원 1600여명의 직접 고용 문제를 논의해 온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가 21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공단 아래에 별도의 기관을 만들어 콜센터 직원들을 채용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발표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추진 과정에서 공공기관 아래에 별도 기관을 만들어 대상자를 채용하는 것은 건보공단이 처음이다.

건보공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무논의협의회가 고객센터(콜센터) 운영 방식을 현재의 민간 위탁 방식에서 소속 기관 직접 수행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협의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신속하게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건보공단은 협력업체 소속인 고객센터 직원 1600여명을 공단이 직접 고용해야할지를 놓고 최근까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공단은 지난 2006년 외주화한 고객센터 업무를 현재 11개 업체와 2년 단위로 용역 계약을 맺고 위탁 운영하고 있다.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계기로 콜센터 직원들이 소속된 고객센터 노조(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보고객센터지부)는 공단 직접 고용을 요구했지만, 공단의 기존 정규직 노조(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보공단 노조)는 ‘공정하지 않으니 자회사를 만들어 고용하라’며 반대했다.

협의회는 민간 위탁 업무의 직접 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이고, 두 노조와 노사 전문가, 공단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는 이날 “민간 위탁 유지, 자회사, 소속기관, 공단 직접 고용 4가지 방안에 대해 국민적 수용성, 공공성, 효율성, 고용개선, 조직 발전 가능성, 구성원 갈등 최소화 등 6가지 항목의 평가기준을 만들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특히 “공공성 강화 측면에서 소속기관을 적합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소속기관은 콜센터 노조가 요구한 공단 직접 고용과 정규직 노조가 요구한 자회사 고용의 절충안이다. 건보공단과는 다른 기관 이름을 써야하지만, 민간 자회사가 아닌 공단 소속의 공공기관이 된다. 공단과 동일한 법인이지만 별도 기관장을 두고 예산과 인사 등을 따로 할 뿐이다. 이때문에 노동계에선 ‘형식상으로만 기관을 분리했을 뿐, 사실상 직접 고용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협의회의 이날 결정으로 건보공단 콜센터 직접 고용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정규직 직원 상당수는 ‘우리 입장이 묵살됐다’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일 ‘소속 기관 설립에 반대한다’며 한 직원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1일 오후 3시 현재까지 5800여명이 서명했다.

아직 모든 문제가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이번 결정은 ‘소속 기관을 만들어 직접 고용한다’는 것에 대해서만 결론 내린 것일 뿐, 정확히 어떤 절차를 거쳐 기존 직원들을 채용할지는 별도의 논의 기구를 만들어 다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용 과정에서 일부 탈락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 대해 콜센터 노조가 향후 반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실제로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직접 고용이 안 돼) 아쉽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싸운 조합원 동지들이 만들어낸 성과”라면서도 “정부 가이드라인 어디서도 (채용 과정에서) 시험 보라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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