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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돼지 신장 이식, 거부 반응 없었다.. 이종간 이식 첫 성공

최혜승 기자 입력 2021. 10. 21. 16:39 수정 2021. 10. 2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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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성분을 제거한 유전자 변형 돼지 '갈세이프' /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인간에게 이식한 결과 면역 거부 반응 없이 즉각적으로 작동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실험은 동물의 장기를 사람 몸에 이식하는 ‘이종이식’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현지매체들은 전망했다.

21일 CNN,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 랑곤헬스 메디컬센터의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 연구팀은 지난 9월 신부전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에게 이식한 돼지 신장이 54시간 동안 정상 기능한 것을 확인했다.

면역거부반응은 이종이식 과정에서 큰 걸림돌이었다. 대표적인 거부반응은 혈관에 연결된 뒤 혈액이 굳는 것이다. 몽고메리 연구팀은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알파 갈(α-GAL)’이라는 당 성분 및 글리칸을 제거한 유전자 변형 돼지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당 성분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돼지에게서 신장을 키운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변형 돼지 ‘갈 세이프’의 식품 및 의학적 사용을 승인하면서 실험이 진행될 수 있었다.

/NYU Langone Health /AP 연합뉴스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 돼지에게서 키운 신장을 적출해 뇌사자의 허벅지 혈관에 부착한 뒤 보호막을 씌워 관찰했다. 그 결과 노폐물을 걸러내고 소변을 만드는 신장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또 환자의 크레아티닌 수치(신장의 기능을 측정하는 지표)도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장기이식 대기환자 수는 십만 명이 넘는다. 이중 약 9만 명이 신장 이식 대기자다. 그러나 수혜자에 비해 장기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해 매일 약 12명이 이식을 받지 못하고 사망한다. 신장 이식 대기 기간은 평균 3~5년이다. 이들은 수술을 받지 못하면 투석치료를 받으며 평생을 살아야 한다.

/ NYU Langone Health / AFP 연합뉴스

미국 의학계는 이번 실험을 통해 장기 수급 불균형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전자 변형 돼지를 지속적이며 재생 가능한 장기 공여자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비록 돼지 신장을 체내에 이식하진 않았지만 몽고메리 박사는 “몸 밖에서 기능했단 사실은 신장이 몸 안에서도 정상 작동할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종이식을 실제 실용화하기 위해선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이번 실험에 대해 동물보호단체 PETA는 “돼지는 인간의 치료를 위한 예비 부품이 아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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