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J ENM, SM엔터 인수 초읽기..'K컬처 공룡' 탄생 눈앞

박창영 입력 2021. 10. 21. 18:03 수정 2021. 10. 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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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우선협상자 선정 돌입
SM엔터 몸값 3조~4조 평가
대주주 이수만 지분 18.7%
CJ측 최대 7천억에 매입할듯
'李 대표 프로듀서' 체제 유지
CJ 유통채널 활용 땐 시너지
CJ ENM이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이날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전달했다. 거래 대상은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 보유 지분 18.72%다. SM엔터테인먼트는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로 CJ ENM을 확정 지을 예정이며 양측은 세부 내용 조율 후 수개월 내 본계약까지 체결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CJ ENM은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IB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CJ ENM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00%에 대한 가치로 3조~4조원을 인정해줬다. 이에 이 대표 프로듀서 지분 거래 가격은 6000억~7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이날 종가 기준 SM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이 약 1조8000억원임을 감안하면 60~10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준 셈이다.

CJ ENM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에도 이 대표 프로듀서는 SM엔터테인먼트 수장 역할을 계속 담당할 예정이다. 창업자인 이 대표 프로듀서가 K팝 비즈니스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세계 음악 시장에 네트워크가 탄탄하다는 점을 CJ ENM이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CJ ENM 음악사업부를 SM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하는 방안은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은 올 한 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은 거래였다. 최대주주 이 대표 프로듀서의 지분을 놓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가 경쟁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래 인수 후보들은 치열한 물밑작전을 펼쳐왔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상장(IPO) 전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회사 인수를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CJ ENM이 새 주인으로 낙점된 이유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꼽힌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이 대표 프로듀서와 직접 만나 양사가 어떤 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을지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대표 프로듀서 역시 이 부회장이 한국 영화산업을 체계화하고, '기생충'을 세계적 히트작으로 만드는 데 공헌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량이 남다르다는 점을 높게 샀다는 전언이다.

실제 CJ ENM은 인수 후보들 중 가장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시했다. 거기에 SM엔터테인먼트의 전략 수립과 운영을 계속 맡고 싶다는 이 대표 프로듀서 의향도 받아들였다. M&A 업계 관계자는 "다른 인수 후보들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가치 상승 여력을 보수적으로 평가했을 뿐 아니라 이 대표 프로듀서가 계속 경영에 관여하는 상황을 회의적으로 봤다"며 "CJ ENM은 매각 측 의견을 적극 받아들임으로써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엔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는 방탄소년단을 앞세운 하이브가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가운데 SM, JYP, YG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이제 SM엔터테인먼트가 CJ ENM의 콘텐츠 유통 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tvN, 엠넷 등 다양한 방송 채널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료 가입자가 150만명에 육박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를 넘어 CJ그룹 전체의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팬덤을 강화할 다양한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자회사 디어유는 스타와 팬이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버블'을 제공하고 있다. 팬은 소통을 원하는 연예인의 수만큼 상품을 구매해 개인화된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볼 수 있는 형식적인 공지 형태 메시지가 아닌 일상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아 더 친밀한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다. 디어유는 현재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22개 고객사에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음달 10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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