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바구니를 열면, 소비 흐름이 보인다

- 2021. 10. 2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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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잠시 정체되었던 우리의 일상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제품을 가장 잘 평가해 줄 수 있는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마케팅 방식(Market In)이 일반적이었다.

일례로 마늘 가공 수요가 늘고 있는 점에 착안해 가공에 적합한 새로운 마늘의 계통 선발기준을 설정했고, 소비자 평가를 거쳐 상품성이 향상된 '상추로 만든 양갱'은 특허출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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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잠시 정체되었던 우리의 일상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비대면과 집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 온라인 쇼핑 증가는 원래 해오던 일처럼 익숙해졌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에 벌써 유통과 여행 업계가 들썩인다는 뉴스가 나온다. 위드 코로나 진입이 예상되는 2022년을 앞두고 바삐 대비책을 세우는 분위기가 사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유심히 읽은 책에서 2022년, 우리 삶을 관통할 키워드 몇 가지를 봤다. 유독 눈길을 끈 대목은 2030 여성 소비자들이 강력한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1인 가구의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것이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
2030대 젊은 층이 새로운 농산물 구매 주체로 떠올랐다거나 1인 가구의 가공식품 구입액이 늘었다는 결과는 농촌진흥청의 농식품 소비 트렌드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0년부터 소비자 패널을 꾸려 매일 가계부를 작성토록 하고, 농식품 구매내역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다.

소비자 패널만 전국에 2300가구에 달한다. 이들의 장바구니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어떤 특성의 소비자가 어떤 품목을 얼마에 구매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소비자 중심의 농업연구뿐만 아니라 농산물 판매나 유통, 정책 수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무엇보다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참고 자료로 쓰인다. 가령 농업인은 소비 트렌드를 기초로 최근 뜨고 있는 작목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어떤 품목, 품종을 선택할지 정할 수 있다. 연구자는 제한된 자원에서 신품종·신기술 개발 방향과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소비정보를 활용하기도 한다.

소비 트렌드 변화는 마케팅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는 제품을 가장 잘 평가해 줄 수 있는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마케팅 방식(Market In)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객층을 미리 정하고 그들의 요구를 사전에 파악해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 공급하는 마케팅 방식(Market Out)으로 옮아가는 추세다. 이러한 마켓 아웃 방식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려면 다양한 소비층의 구매 특성을 정확히 알고, 그 이면에 담긴 소비자 심리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10년 동안 농식품의 소비와 유통 트렌드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특성을 찾고, 이를 반영한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일례로 마늘 가공 수요가 늘고 있는 점에 착안해 가공에 적합한 새로운 마늘의 계통 선발기준을 설정했고, 소비자 평가를 거쳐 상품성이 향상된 ‘상추로 만든 양갱’은 특허출원을 앞두고 있다.

“적응하거나 죽거나!(Die or adapt)” 세계경제포럼 클라우드 슈밥 회장이 한 말이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으로 요약되는 현재 ‘VUCA 세상’에서 사회 흐름을 반영한 트렌드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코로나가 앞당긴 미래, 더욱 빨라진 변화의 속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소비 트렌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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