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리호 위성 궤도 진입에 실패, 좌절 말고 계속 도전해야

조선일보 2021. 10. 22.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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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5시 전남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를 발사했다. 하지만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발사와 단 분리에는 성공했으나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실패했다. 연료 부족으로 막판 궤도 진입 속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누리호는 1조9572억원을 투입해 엔진 설계부터 제작·시험 등 개발 전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이뤄낸 첫 발사체다. 궤도 안착까지 성공했으면 우리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위성을 발사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었다. 과학적으로, 산업적으로, 안보적으로 의미가 매우 큰 일이었다. 그런데 발사와 비행 절차는 정상이었으나 최종 목표인 궤도 안착에 실패한 것이다.

2013년 쏘아 올린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는 핵심인 1단 엔진을 러시아에서 제작해 들여온 것이다. 반면 누리호는 2010년 300여 국내 기업이 개발에 착수해 11년 반 만에 독자 개발했다. 탑재 중량도 나로호의 15배인 1.5t으로 늘었고, 목표 고도도 700㎞로 나로호의 두 배가 넘는다. 중량 1t 이상 위성을 발사하는 국가는 현재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 인도 등 여섯 나라밖에 없다.

이번에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실패했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계속 도전해야 한다. 우주 선진국들도 자체 개발한 첫 우주 발사체의 성공 비율이 30%에 불과했다. 비정상 비행의 원인을 찾아 고쳐나가 내년 5월 2차 발사 때는 최종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로호도 두 차례 실패 끝에 2013년 성공했다. 이미 선진국 민간 업체들은 재사용 발사체로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아주 어려운 기술이지만 우리도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

우주산업 발전은 미래 먹거리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안보 역량 강화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우주는 미국과 중국의 ‘전쟁터’로 바뀌고 있다. 우주에서 보고 발사하는 시대가 눈앞에 와 있다. 우리는 선진국에 크게 뒤떨어졌지만 우리 젊은이들이 도전 의식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우주산업에 뛰어들어 스페이스X·블루오리진 같은 업체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도전하면 반도체·조선처럼 우리가 항공·우주산업에서 활약하는 일도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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