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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규제' 묶였던 서울 주거지 26%, 25층까지 허용

정순우 기자 입력 2021. 10. 22. 03:59 수정 2021. 10. 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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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종 일반주거지 층수 규제 완화, 재개발 사업성 개선
서울시가 2종 일반주거지역 일부에 적용되던 ‘7층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규제에 막혔던 저층 주거지 재개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바라본 주택가 모습. /김연정 객원기자

서울시가 저층 주거지인 2종 일반주거지역 건물 높이를 7층까지로 제한하는 규제를 풀어 최고 25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하고, 용적률도 상향 조정했다.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성을 높여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21일 서울시는 이런 내용 등을 담아 개정한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수립 기준’을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이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 건립을 계획하거나 추진 중인 사업지에 즉시 적용한다. 대지 면적 대비 층별 건축면적 총합의 비율인 용적률도 기존 190%에서 200%로 높여 같은 넓이의 토지에 더 많은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2종 7층 규제는 스카이라인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난개발과 도시 경관 훼손을 막기 위해 2000년 도입됐다. 2011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주택 시장 활성화와 도심 개발을 위해 폐지했지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난개발을 막는다며 서울시 조례를 통해 규제를 되살렸다. 2종 7층 규제가 있는 지역은 서울이 유일하다.

서울시는 ‘7층으로 제한된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할 때 전체 용적률의 10% 이상을 임대주택이나 공공시설 등으로 의무적으로 공공기여해야 한다는 조건도 없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가 민간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에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개발 ‘대못’ 층수 규제 완화

2종 7층 규제는 구도심 재개발을 가로막는 ‘대못’으로 꼽혀왔다. 재개발은 수도·전기 같은 기반 시설 설치와 주택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주택 수를 늘려 분양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지만 층수 규제 탓에 분양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7층 규제 때문에 재개발을 엄두도 못 내던 서울 구도심의 저층 노후 주거지들은 이번 조치로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추진 시 저해 요인 중 하나로 꼽혔던 2종 일반주거지역 중 7층 높이제한 규제를 풀었다. 2종 일반주거지역 중 7층 높이제한을 적용받는 지역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거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아파트를 건립하는 경우 최고 25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21일 오후 서울 강동구 길동 저층 주거지역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1.10.21./뉴시스

현재 7층 높이 제한이 적용되는 주거 지역은 서울 전체 면적의 약 14%, 주거 지역의 26%에 이른다.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진행하다가 사업성 등을 이유로 정비 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이 388곳인데, 이 중 41%(160여 곳)가 2종 7층 제한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이 지역들은 다시 사업을 추진할 유인이 생긴 것이다.

공공이 사업에 참여하고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주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개발을 추진 중이던 강동구 천호3-2구역, 성동구 금호21구역 등도 2종 7층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사업성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2종 7층 규제 완화가 서울의 지역 간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區)별 전체 주거 지역 면적 대비 2종 7층 지역 비율을 보면 금천구(41.9%), 중랑구(39.2%), 강북구(38.9%) 등 상대적으로 노후 주거지가 많은 곳들이 상위에 올라 있다.

◇소규모 재개발은 활성화… 난개발·투기 우려도

부동산 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가 노후 단독주택이나 빌라를 묶어 아파트로 신축하는 소규모 재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재건축할 만한 대단지 아파트는 대부분 3종 주거지역이고, 7층 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는 대부분 단지 규모가 작아 단독 재건축보다는 주변 토지들과 묶어 재개발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2종 지역에는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기 어렵기 때문에 난개발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주택 공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종 일반주거지역에 적용되는 건축 규제가 기본적으로 까다로운 데다, 뉴타운 등 대규모 재개발 구역은 대부분 층수 규제가 없는 3종 주거 지역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최근 서울 신축 아파트는 보통 30층이 넘는다”면서 “재건축이든 재개발이든 규모가 커야 주택 순증 효과도 큰데 2종 7층 규제를 25층으로 완화하는 것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1·2·3종 일반주거지역

도시계획법상 주택이 밀집한 주거지. 도시 과밀을 막기 위해 자연경관, 유동인구 등을 따져 건축 규제 강도에 차등을 두는데 1종에서 3종으로 갈수록 고밀도 개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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