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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한의 3단 엔진, 46초 먼저 꺼졌다.. 밸브 오작동 가능성도

최재필 입력 2021. 10. 2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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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는 700㎞ 상공까지 쏘아 올린 후 위성 모사체(더미위성)를 저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마지막 46초가 완벽한 성공의 발목을 잡았다.

고 본부장은 누리호가 700㎞ 상공에서 비행을 조기 종료한 원인에 대해 "연료가 부족하거나 엔진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다"고 밝혔지만 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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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속도 뒷받침하지 못해
항우연 "산화제 공급 문제일 수도"
우주 강국도 처음엔 실패 쓴맛


누리호는 700㎞ 상공까지 쏘아 올린 후 위성 모사체(더미위성)를 저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마지막 46초가 완벽한 성공의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 3단 엔진이 조기에 연소를 종료한 이유가 명확지 않아 해결 과제로 남았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21일 누리호 발사 관련 브리핑에서 “어려운 기술들은 잘 넘겼지만 3단 장착 7t급 액체엔진이 521초간 연소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서 오후 5시에 발사된 누리호는 연료·산화제 주입부터 엔진 점화·분리, 페어링, 위성 모사체 분리 등 순조로운 과정을 밟았다. 발사 후 지상에서 멀어져 상공에 오르기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누리호는 마지막 단계인 ‘터치 다운’에 실패했다. 더욱 아쉬움을 남기는 건 가장 우려했던 1단 로켓 발사라는 시험을 무사히 통과했기 때문이다. 1단 로켓은 2013년 나로호 발사 때 국내 기술력 부족으로 러시아에 의존했던 부분이다. 누리호는 1단 로켓에 75t급 엔진 4기를 묶어 300t급 추력을 내는 엔진을 구현했다. 기술 난도가 높은 클러스터링(묶음)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반면 마지막 7t급 3단 액체 엔진이 기대와 달리 완주를 못했다.

누리호 개발을 이끈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도 이 대목을 가장 아쉽게 봤다. 이 원장은 “가장 우려했던 75t 엔진은 완벽하게 잘 작동했다”며 “마지막 3단 엔진에서 연소가 잘 안 됐다”고 설명했다. 고정환 항우연 발사체개발본부장도 “3단 비행을 지켜봤을 때 연소 시간이 40∼50초 정도 일찍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며 “계측된 데이터를 다 보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고 본부장은 누리호가 700㎞ 상공에서 비행을 조기 종료한 원인에 대해 “연료가 부족하거나 엔진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다”고 밝혔지만 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발사 1시간 연기’ 원인을 제공했던 밸브가 오작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원장은 “엔진의 연료와 산화제를 탱크로부터 공급하는 공급계 문제일 수도 있고, 탱크 안에서 가압 시스템이 말썽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며 “3단에는 추진체를 공급하는 밸브 30여 가지가 450개 있는데, 밸브 오작동일 부분도 추정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파트 15층 높이(47.2m)인 누리호를 700㎞ 고도로 쏘아 올리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다. 발사체를 독자 개발한 우주 강국들도 실패의 쓴맛을 봤다. 영국·프랑스·독일이 공동 제작한 ‘유로파 발사체’는 1961년부터 10년간 11번 발사를 시도했지만 7번 실패했고 1966년 일본의 첫 우주발사체 ‘람다 4호’는 자세 제어 문제가 노출되면서 실패로 끝났다. 러시아 역시 2002년 ‘소유스 11A511U’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려다 29초 만에 폭발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브라질은 1997년과 1999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

누리호를 700㎞ 상공까지 쏘아 올린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임무를 완수했다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부도 이번 누리호의 우주 비행을 ‘실패’로 단정하지 않았다. 권현준 과기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비행시험 자체를 성패 여부로 따지긴 어렵다”며 “내년 5월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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