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극단선택 사망자를 '생수 사건' 피의자로 입건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남녀 직원 두 명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건 다음 날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또 다른 30대 남성 직원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해당 남성은 이미 사망한 상태라 혐의가 드러나도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지만, 생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 포렌식 등 수사 절차상 필요 때문에 사망자를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0일 숨진 채 발견된 이 회사 대리급 직원 30대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는 지난 18일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서 생수병에 독성 물질을 타 40대 팀장 B씨와 30대 대리 C(여)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고, C씨는 퇴원했지만 B씨는 위독한 상태다. 사건이 발생한 18일 A씨는 회사에 정상 출근했고, 1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21일 A씨 부검을 진행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1차 부검 소견을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A씨의 집에서는 농업용 살충제, 살균제 원료로 쓰이는 아지드화나트륨과 메탄올, 수산화나트륨 등 여러 독성 물질이 발견됐다고 한다. A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2대 중 1대에서 독극물 관련 내용을 검색한 흔적도 나왔다.
경찰은 A씨의 자택에서 발견된 독성 물질 용기와 B⋅C씨가 마신 생수병 등을 국과수에 보내 동일 성분 검출 여부 등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또 지난 10일 이 회사의 다른 직원이 탄산음료를 마시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된 건도 살펴보고 있다. 당시 탄산음료에서도 아지드화나트륨이 검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들이 모두 A씨의 소행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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