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헤럴드경제

유동규 '배임' 빠지고 '뇌물혐의' 기소..힘 실리는 특검론

입력 2021. 10. 22. 11:23 수정 2021. 10. 22. 16:35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성남公에 1100억대 손해' 포함 안돼
이재명 관여 여부 따질 여지 없는 셈
"김만배에 5억 뇌물 수수" 부분도 빠져
부정처사후수뢰 적용 "柳가 정점 구조"
여론 악화.."특검 도입 현실화 될 수도"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기소하면서 구속영장에 기재했던 배임 등 주요 혐의를 빼 부실 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실상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 혐의를 제외했다는 점에서 정치공방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 특별검사 도입 주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기소한 유씨의 공소장엔 배임 혐의가 빠졌다. 앞서 발부된 구속영장엔 유씨가 민간 사업자들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을 몰아주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는 1100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 내용이 포함됐으나 정작 이번 기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장동 의혹의 정점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해, 이 지사의 관여 및 법적 책임 여부를 따져볼 여지 자체가 보이지 않게 된 셈이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5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구속영장에 기재됐던 혐의도 공소장에 담기지 않았다.

검찰은 “유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 공범관계와 구체적 행위분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사 전문가들은 법원에서 발부받은 구속영장의 혐의 내용이 공소장에 빠지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점에서, 수사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걸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속영장도 혐의 소명 등을 거쳐 법원이 발부하기 때문에 근거없는 의심만으로 작성되지 않고, 구속영장에 반영했던 혐의를 토대로 구속수사를 벌여 혐의를 다지고 추가 혐의를 공소장에 포함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경제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 출신 변호사는 “주요 사건 핵심인물에 대해 구속영장 범죄사실을 빼고 기소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결국 수사가 잘 안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현직 검찰 간부는 “수사팀이 언론에 나온 만큼도 수사를 안 하고 있다”며 “수사팀이 오히려 특검으로 사건이 넘어가길 바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없었던 부정처사후수뢰(약속) 혐의를 새로 적용하긴 했다. 2014~2015년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게 편의를 봐주는 등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하고 지난해와 올해 사이 7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혐의다. 이 부분 역시 유씨에겐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받을 수 있는 무거운 혐의지만, 전체 기소내용으로 봤을 때 결국 유씨가 의혹의 정점으로 보이는 구조란 지적도 나온다. 경제범죄 수사를 많이 한 일선의 검찰 간부는 “기소 내용을 보면 유씨가 이 지사 모르게 돈을 받거나, 독단적으로 부정한 일을 하고 혼자서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뉘앙스”라고 지적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 소유주를 유씨로 봤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부실수사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김오수 검찰총장이 수사팀을 새로 재편하는 수준의 인력 보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미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지 한 달이 다 돼 가는 상황에서 현실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 수사를 놓고 여론이 악화될 경우 되레 대선을 의식해 특검 도입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재 상황을 보면 부실수사란 지적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라며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결국 특검 도입 얘기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조만간 청구한다는 방침이지만, 적어도 핵심인물들의 관련 혐의가 어느 정도 정리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번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씨나 체포 후 구속영장 청구없이 석방됐던 남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타격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김씨와 남씨 모두 유씨의 배임 혐의와 공범으로 묶여 있다. 이 지사 관여 여부를 따지는 시점도 뒤로 미뤄지면서 대장동 사건을 둘러싼 정치공방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안대용·서영상 기자

dandy@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