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인터뷰] 급부상한 '대장동 1타 강사' "이재명 공격 원톱은 원희룡"

김종일·이원석 기자 입력 2021. 10. 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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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정치의 본질은 '말살 정치'..그 가면 벗기는 게 제 사명"
"尹은 경험 부족, 洪은 내용 부족, 柳는 차가운 경제학자"

(시사저널=김종일·이원석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가 발표된 10월8일의 주인공은 원희룡 후보였다. '2강 1중' 구도를 형성한 윤석열·홍준표·유승민 후보와 달리 군소 주자로 여겨진 원희룡 후보의 4강 진출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원 후보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을 누를 최강의 공격 원톱으로 사법과 입법, 행정을 모두 경험한 원희룡이 국민들께 주목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원 후보는 2차 경선 기간에 불거진 '대장동 의혹'을 반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 그가 복잡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알기 쉽게 설명한 동영상은 1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지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대장동 의혹 1타 강사(1등 유명 강사)'로 불리며 지지율 상승을 기록 중이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양강으로 꼽히는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아닌 다른 주자가 가상대결에서 이 후보에게 앞선 것은 원 후보가 처음이다.

원 후보는 본경선 돌파구도 '이재명 공격 원톱' 전략에서 찾겠다고 했다. 본경선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11월5일까지 이 후보를 누를 확실한 적임자로 평가받겠다는 전략이다.

ⓒ시사저널 이종현

단도직입적으로 '왜 원희룡인가'라고 묻는다면.

"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에 대한 최강의 맞상대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정책과 비리를 전부 꿰뚫고 있기에 다 분쇄할 준비가 돼 있다. 사법과 입법, 행정을 모두 경험한 제가 '이재명 공격수 원톱'이 될 수 있다."

사법과 입법, 행정을 어떻게 경험했나.

"우선 3년 반의 검사 생활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비리와 부패를 파악하고 격파할 수 있는 실전 경험을 갖췄다. 국회의원 12년 활동으로 다양한 이해집단 간의 조정과 공존 등 민주주의의 현장 원리를 경험했다. 무엇보다 일방적 태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제주지사 7년을 하며 행정지도자가 갖춰야 할 시스템의 관리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 혁신 능력도 갖추게 됐다. 혁신 능력이 없으면 관료는 복지부동에 빠지게 된다. 위기관리 능력이 없으면 일을 벌이다가 한 방에 간다. 지도자는 종합적 경영 능력이 필요하다."

8명이 겨룬 국민의힘 2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4강 진출을 예상했나.

"캠프 내부적으로는 통과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다만 정치에는 늘 불확실성이 있으니 가슴 졸이는 마음고생이 있었다."

컷오프 통과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이재명 공격수 원톱으로 부각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다음은 역시 TV토론에서 보여드린 경쟁력이다. 저희 지지자 입장에서는 원희룡이어야 안심이 되는 거다. 내용과 품격 모두에서 그렇다. 본선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금 '원희룡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본다."

3차 경선에선 당원 여론이 50%로 확대돼 반영된다. 필승 전략은 무엇인가.

"세 가지다. 우선 이재명 공격 원톱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드릴 예정이다. 여기에 제가 국민의힘 주자들을 품격 있는 원팀으로 만들 적임자라는 사실도 알려드릴 것이다. 하나 더 해야 할 것은 '다음이 아니라 이번에 맡겨도 잘하겠네'라는 걸 남은 경선 기간 동안 보여드리는 거다. 다음이 아니라 이번에도 잘할 후보, 이걸 보여드리는 게 제 전략적 목표다. 대한민국을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는 결기와 포용력, 뜨거운 가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께서 알 수 있도록 남은 경선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

복잡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3년6개월의 검사 생활에서 주로 경제사범들을 상대했다. 다수의 소비자를 등쳐먹은 피라미드 금융 사기나 재개발 비리 등을 많이 다뤘다. 모두 철저히 두목이 뒤로 숨는 범죄들이었다. 또 광역단체장을 7년 해봤기 때문에 도시 개발 과정에서 어떤 부조리가 빚어지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제주지사를 하면서 수많은 이권과 로비, 내부 공무원들과 업자들의 결탁을 늘 경계해 왔다. 그래서 전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대장동 의혹의 핵심이 다 보이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의혹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설명하면.

"아파트 개발이익을 공공이 관리하면서 특정 민간에게 수익을 다 몰아준 것이다. 그 몰아준 사람들이 원래 투기꾼들인데, 그 사람들이 전부 이재명 후보의 측근인 것이다. 정리 끝!"

국민에게 대장동 의혹은 너무 복잡하다.

"대장동 개발을 어마어마하게 포장해 놨기 때문이다. 그 포장을 벗겨서 과자 봉투 속 질소를 빼냈더니 '그 안에 아수라가 있더라'를 보여드린 거다."

왜 대중이 유독 원 후보의 설명에 반응했을까. 경쟁 상대인 윤석열 후보도 (원 후보를) 치켜세우던데.

"제가 의혹의 핵심을 쫓아가려면 무엇을 보고 따라가야 하는지 보여드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핵심을 봐야 한다. 우선 저는 '부패'라는 프레임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약자 편이라는 이재명 후보의 가면을 벗기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게 먹혔다고 본다."

'대장동 1타 강사'로 평가받으며 지지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원희룡은 점잖고 사람 좋은 모범생이라는 이미지에 반전 모습을 보여준 효과가 나오고 있다. 팩트로 공격해야 할 때는 깜짝 놀랄 정도로 초강력 공격을 하는 모습에 원희룡이 '재발견'되고 있다. 저는 제 아내에겐 한없이 약하지만 악당들은 우주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끝장을 보는 사람이다."

이 후보와 양자대결에서 우위인 여론조사도 나왔다.

"국민은 정권교체 가능성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이제 국민은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 실제 무엇이 필요한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장동 사건은 대선 전까지도 결론이 안 날 거다. 특검을 요구한다고 특검으로 가겠나. 이재명을 대장동 사건 하나만 갖고도 꺾을 수 있는 게 누구인지에 대한 국민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 원희룡이 그 상대로서, 국민의 선택 가능한 필승 후보로서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이 선택할 본선 필승 후보, 난세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돌릴 후보는 아무리 따져 봐도 원희룡이다. 국민께서 그동안 보지 못하셨던 제 강점을 발견하고 결론은 원희룡이라고 판단을 내려주실 거다."

대장동 의혹이 본선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나.

"당연하다."

윤석열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압도적 경쟁력 우위는 무엇인가.

"저는 준비된 후보다. 정치인으로서 체력과 스킬을 갖췄다. 레벨업도 마쳤다. 누가 이재명을 잡을 수 있겠나. 상대 후보를 길게 얘기하긴 그렇고 짧게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윤 후보는 경험 부족을 무엇으로 보완할 건지가 과제다. 정치, 인생, 세상 경험 모두가 그렇다."

윤 후보의 최근 전두환 관련 발언은 어떻게 판단하나.

"아무리 좋게 받아들여도 큰 실언이다. 솔직히 본인의 역사 의식과 인식의 천박함을 나타내는 망언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가장 큰 지지를 받는 우리 당 유력 주자인데 국민에게 정말 처절한 마음으로 사죄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된 역사 인식, 대통령이라는 자리와 대통령이 할 일에 대한 인식이 잘못된 부분의 교정을 받는 자기 참회와 자기 교정의 과정을 밟길 바란다."

윤 후보는 권한 위임에 방점을 찍은 발언이었다고 말한다.

"모르는 분야에 전권을 맡기는 리더십 등을 얘기한 것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말의 앞뒤가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 내 진의가 왜곡됐다는 것은 '내 말이 따지고 보면 틀렸느냐.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해서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홍 후보는 말에 상응하는 내용이 없다. 깡통은 깡통인데, 콜라라고 하니 캔콜라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는 큰데 내용에 대한 치밀한 검토와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 한마디로 내용이 없다. 유 후보는 차가운 경제학자다. 반면 저는 뜨거운 가슴을 갖고 있다. 내용과 콘텐츠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에 기반한 경험이 있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의 기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발휘했던 생존 기술과 정치의 기술은 아주 뛰어나다. 어쩌면 현 정치인 중 이 부분은 가장 뛰어날지도 모른다. 문제는 세상과 타인에 대한 지배 욕구가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이게 너무 강해서 공격성이 심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 후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과 다른 사람, 다른 세계에 대해서는 '말살 정치'를 한다. 그래서 한국 정치 자체가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다. 전 이게 (이재명 정치의) 본질이라고 본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거다. 이 후보는 가면을 쓰고 하는 마술에 너무 능하다. 졸지에 자신을 약자에게 따뜻한 사람, 굉장히 감성적이고, 타인에게 깍듯한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고 순식간에 돌변한다. 변신술에 능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 가면을 어떻게 벗겨낼 것인가, 저 마술에 현혹되는 것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 이걸 사명감으로 느낀다."

'이재명 국감'에서 국민의힘이 밀렸다는 평가가 많은데.

"지난 행안위 국감은 너무 못했다. 이재명이라는 사람에 대한 연구와 이재명 동공을 흔들리게 하는 질문 방법 같은 의원들의 자세, 팀플레이에 임하는 전략 등이 너무 부족했다. 국감에서 의원들이 해야 할 역할을 착각한 것이다. 훈계가 아니라 질문을 해야 한다. (국감장에선) 도망갈 수도 없고 위증을 할 수도 없다. 우리 의원들도 국민의 질타를 잘 알고 있다. 이재명의 사악한 웃음소리와 국민을 조롱했던 오만은 결국 스스로를 무너뜨려 '이재명의 적은 이재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대하드라마의 결정적 반전이 될 거다."

경선이 계속 뜨거워지는데 원팀은 가능할까.

"(한동안 고민하더니) 지키려는 자와 뒤집으려는 사람 간에 치열한 경쟁이 붙으면 생채기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부분은 불가피하다. 대신 정말 (상대를) 죽이려 하거나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정말 등 돌리거나 하는 건 문제다. 현재 그 정도의 수위는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은 상당한 후유증이 남았다. 국민의힘 경선은 그 정도는 아닐 거라는 애기인가.

"저는 그럴 거라고 본다."

대선후보가 되면 이준석 대표와 호흡은 잘 맞을까. 윤 후보와는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는데.

"저랑 아주 잘 맞는다. 이 대표는 개인전은 개인전대로 단체전은 단체전대로 잘한다. 취임 초반 개인 종목에서 단체 종목으로 모드를 전환하는 데 다소 문제가 있었다. 이제 단체전의 특성과 규칙, 다른 선수들의 특성을 다 두루 파악했다. 이 대표는 뛰어난 적응력과 헌신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 당 대표로서 지금까지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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