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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 생신 연가 되고, 이삿날은 안된다고? 교사들 뿔났다

문현경 입력 2021. 10. 22. 15:04 수정 2021. 10. 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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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 뉴스1

교사가 수업일 중 연가를 쓸 수 있는 사유를 정하고, 연가 사용 시 사유를 기재하도록 하는 규칙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교육부는 연가 사용이 가능한 사유를 늘렸다고 하지만, 교사들은 오히려 연가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교원 휴가에 관한 예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는 수업일 중 연가를 쓸 때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에 사유를 써야 한다. 지금도 예규상 연가를 쓸 수 있는 사유가 나열돼 있긴 하지만 신청 시 사유를 쓰지는 않았다.

교육부는 개정 이유에 대해 "교원이 수업일 중 연가 사용이 가능한 사유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연가 사용 사유가 기존에는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생신·기일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의 간호·위로가 필요한 경우 ▷방송통신대 출석수업 및 일반대학원 시험 등으로 나열돼 있었는데 여기에 ▷배우자의 기일 ▷본인 및 배우자 부모의 형제·자매 장례식 ▷본인 및 배우자 형제·자매의 배우자 장례식 등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지난 8월 경기도 용인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 "연가 사유 늘린 것" 교사들 "더 못쓸것"


교사들은 나열되지 않은 사유로는 연가를 못 쓰게 돼 연가 사용이 제한될 거라고 본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20일 성명에서 "현실적으로 교사의 연가 사용은 극히 제한된 실정"이라며 "개정안은 학교 현장에서 연가 사용 제한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전대원 대변인은 "평일에 이사를 이유로 연가를 쓰려면 '방학 때 안 가고 뭐 했냐, 주말에 안 가고 뭐 했냐'는 말을 듣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자가격리를 하는데 부모인 교사가 연가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이사·자녀 입대, 연가 사유 왜 안되냐"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연가 사용 사유를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사노조는 2018년 교육부와 단체협약 시 ▷본인 이사 ▷자녀 입학 및 졸업식 ▷자녀 입대를 연가 사유에 넣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위 상황에서) 연가를 쓸 수 없게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교사에 대한 과도한 권리침해"라는 게 20일 교사노조가 낸 성명의 내용이다.

교육부는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학교장이 인정하는 경우'도 연가를 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이런 사유들을 포괄할 수 있다고 본다. 윤소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수업일 중의 연가 사용에만 해당하는 내용이며, 구두로 보고하던 걸 나이스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미비점을 개선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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