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좀 자자".. 불면증 환자 몰린 홍콩 수면버스, 운행 첫날 매진
홍콩의 한 여행사가 선보인 ‘수면버스 관광’에 불면증을 앓는 이들이 몰리면서 첫날 티켓이 매진됐다. 이 관광 상품은 통근버스만 타면 잠이 드는 직장인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21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잠을 자는 승객들을 싣고 홍콩 일대를 도는 수면버스 투어가 지난 16일 운행을 개시했다. 이 상품의 가격은 좌석별로 1인당 1만5000원~6만원에 형성돼있는데, 판매된 티켓은 모두 매진됐다.
여행사는 승객들에게 안대, 귀마개 등 수면용품이 든 꾸러미를 제공했다. 담요나 베개를 가져오거나 구두를 슬리퍼로 갈아 신는 이들도 있었다. 버스 2층은 수면실이며 1층은 사진을 찍거나 안내 방송을 듣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수면버스는 이날 5시간 동안 76㎞를 달렸다. 이 버스는 경치가 좋은 곳에 정차하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일부 승객들은 란타우섬에서 항공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즐겼다. 버스 투어에 참여한 앤슨 콩(25)은 “불면증으로 고생해서 잠을 좀 자려고 신청했다”며 “기대보다 훨씬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울루여행사의 마케팅팀 케네스 콩 매니저는 친구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우연히 보고 이 상품을 개발했다. 그의 친구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버스를 타면 숙면한다’고 했다. 이에 케네스는 대중교통에서 피곤해하며 잠이 드는 직장인들을 떠올렸고,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만들었다.
홍콩대 수면연구소 설리 리 수석연구원은 “대중교통만 타면 잠드는 현상은 일종의 ‘조건형성(conditioning)’”이라고 했다. 조건형성은 특정조건이나 익숙한 상황에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리 박사는 “대부분 홍콩 시민들은 수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통근할 때마다 짬을 내서 자야만 한다”며 “몇몇 사람들은 대중교통과 수면을 연관짓는 경향이 있어, 버스에서 더 쉽게 잠에 들기도 한다”고 했다.
수면버스는 오는 11월 14일에 두번째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홍콩매체 더 스탠다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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