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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손 안댄다"는 尹인스타..토리 눈이 두 사람 가리켰다

김기정 입력 2021. 10. 22. 17:00 수정 2021. 10. 2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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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른바 ‘전두환 공과’ 발언에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과한 21일 밤, 윤 전 총장의 반려견 SNS엔 윤 전 총장 반려견 ‘토리’에게 누군가 사과를 주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22일 야당 대선주자들은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냐”며 일제히 반발했고, 윤 전 총장 측은 “실무자의 실수”라며 머리를 숙였다. ‘전두환 공과’ 발언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은 윤 전 총장이 더 강력한 2차 충격에 휘청대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내부에선 “애초에 SNS는 캠프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며 ‘예견된 사고’라는 반응도 나왔다.


尹 ‘사과’ 인스타 후폭풍…경쟁주자 “사과는 개나 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21일 '전두환 옹호 논란' 발언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기 전 소셜미디어(SNS)에 사과 과일 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밤 늦게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인스타그램 계정인 ‘토리스타그램(tori.stagram)’에 “톨이(토리)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요”란 문구와 함께 누군가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이 잠시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앞서 같은 날 오후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독재자의 통치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했다. 국민에 맞서는 고집은 잘못”이라며 이른바 ‘전두환 공과’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 사과 뒤 사과(과일)를 반려견에게 주는 사진이 올라온 것이다.

야당 경쟁주자들은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냐”며 일제히 반발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적 선거에 이어 개 사과까지 갈 데까지 간 야당 경선”이라며 “이쯤 해서 밑천도 다 들통났으니 결단하시라”며 윤 전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며 “손바닥에 ‘왕(王)’자는 해괴했고, 이번 사과 사진들은 기괴했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캠프의 신보라 수석대변인은 “사과를 개에 건네는 사진이 걸린 시간 동안 국민이 느꼈을 깊은 절망감을 생각해보라”며 “전두환 발언으로 국민께 큰 상처를 주었음에도 후보나 캠프나 진실한 반성이 없다.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참담하다″는 입장을 냈다.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는 글을 올렸다. 특정 대상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 반려견 SNS 사진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자기 낙선 운동하는 캠프는 처음” “개판이네,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마라”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입장문을 통해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며 “앞으로 캠프에선 인스타 게시물을 하나하나 신중하게 게시하겠다. 아울러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며 사과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권성동 종합지원본부장은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인스타그램은 그냥 약간 재미를 가미한 것이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려 깊지 못했다”고 머리를 숙였다. 현재 토리스타그램은 폐쇄 상태다.


캠프 내부서도 "예견된 사고"


윤 전 총장 캠프에선 “예견된 사고였다”는 반응도 나온다. 캠프 관계자는 “캠프 내부에서 윤 전 총장 SNS 계정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SNS 운영은 윤 전 총장 배우자인 김건희씨 측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며 “캠프에서 SNS 협업이 필요할 땐 김씨 측에 연락해 사무를 처리해 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캠프 내부에서도 “SNS 계정 운영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수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엔 사진 속 토리의 동공에 비친 인물들에 대한 분석 글도 나돌았다. 한 여성이 토리에게 사과를 건네고 있고, 그 옆엔 의자에 앉은 ‘쩍벌남’이 있다는 것이었다. 김씨가 논란이 된 사진을 직접 찍었고, 그 모습을 윤 전 총장이 지켜보고 있었단 취지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은 캠프 홍보팀에서 일하다가 얼마 전부터 토리스타그램 전담 실무자가 된 여성”이라며 “문제가 된 사진이 찍힌 시간은 20일 수요일 밤 11시 14분이었다. 촬영 장소는 윤 전 총장 자택 인근의 한 사무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된 사진이 찍힌 날 윤 전 총장은 대구 토론회를 마친 뒤 상경해 자정이 넘어서 귀가했다”며 “사진 촬영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토리가 앉은 쿠션과 바닥 타일을 근거로 “윤 전 총장 자택에서 찍힌 사진”이란 반박 글도 나돈다.

이에 홍 의원은 이날 밤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봐도 그건 자택 사진이었고, 찍은 사람도 직원이 아니고 부인이 아니었나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의원은 “작은 거짓말은 큰 거짓말을 부르고 나아가 그것은 지도자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위기가 닥치면 국민들에게 솔직하고 정직하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것이 위기를 돌파하는 가장 바른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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