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더 빨리 잡히겠네"..택시호출 3파전 불붙었다

오대석 입력 2021. 10. 22. 17:06 수정 2021. 10. 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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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카카오모빌리티 주춤한 사이
후발주자들 지각변동 준비
최근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을 놓고 카카오모빌리티, 우버-SK텔레콤 연합(우티), 토스-쏘카 연합(타다) 삼파전이 가열되고 있다. 우버와 SK텔레콤 자회사 우티는 다음달 1일 우버와 통합한 '우티' 앱을 공식 출시하며 연내 가맹택시 1만대 확장을 선언했다. 택시 호출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던 쏘카도 토스와 '유니콘 연합'을 결성해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의 확장에 나섰다. 양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앞두고 소비자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고, 공격적으로 택시기사를 영입하면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택시 업계와의 갈등으로 주춤한 사이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토스는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 자회사 VCNC 지분 60%를 인수한 뒤 12월 초를 목표로 신규 호출 중개 서비스 '타다 넥스트'에 참여할 기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타다 넥스트는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타다 베이직'과 유사하지만, 택시면허를 가진 기사가 운영해 택시 업계와의 갈등 소지를 없앴다. 대형 차량 택시면허를 보유한 기사가 7인승 이상 차량으로 운행한다.

타다는 별도 주문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 트림 중 모빌리티 서비스용 모델을 확보했다. 특히 1기로 선정된 기사에게 최대 4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했다. 현재 타다에서 제공하는 택시 호출 서비스 '타다 라이트' '타다 플러스'를 운행하는 기사가 '타다 넥스트' 기사로 전환하면 타다 경력 기간에 따라 최대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토스가 장기적으로 예전의 타다처럼 대형 차량에 대한 수요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서비스 정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2월 초 정식 출범 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가 그동안 타다를 100% 지분으로 운영하다 절반 이상의 지분을 넘기며 토스를 끌어들인 것은 모빌리티 시장이 택시 호출 중심으로 굳어지면서 막대한 비용 투자가 필수인 사업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타다의 새 주인이 된 토스는 2대 주주인 쏘카와 함께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각 사 플랫폼과 타다의 시너지 효과를 추진해 이용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금융 앱 토스는 이용자가 2000만명, 차량 공유 앱 쏘카는 이용자가 900만명에 달한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핀테크와 궁합이 잘 맞는 사업이다. 그랩이나 고젝 같은 해외 모빌리티 서비스 사례에서 이미 검증됐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쏘카도 마찬가지다. 타다와 결합한 다양한 구독상품을 통해 서로 이용자가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쏘카와 타다 이용 시 할인과 적립을 받을 수 있는 월정액 기반 멤버십 '패스포트'는 지난 6월 출시된 지 이틀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하고, 이달 가입자 8만명을 달성했다.

우버와 SK텔레콤 연합군도 11월 1일 택시 호출 서비스를 통합한 '우티' 앱 출시 발표와 함께 공격적인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우티는 기존 탑승 이력이 있는 고객에게는 1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모든 고객에게 11월 한 달 동안 20% 상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이달 18일부터 31일까지 통합된 신규 우티 앱을 내려받고 회원 가입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LG 스타일러, 갤럭시Z 플립3, 다이슨 에어랩, 스타벅스 1만원권, 우티 택시 요금 50% 할인 쿠폰 등 경품을 증정하는 응모 행사도 시작했다.

우티는 우버와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다. 지난 4월 출범한 뒤 택시 호출 앱인 티맵택시 이름을 우티로 바꿔 제공했다. 이와 별도로 우버 앱도 존재했다. 하지만 다음달 1일부터는 두 앱을 통합한 우티 앱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통합 우티 앱을 사용하면 우버의 기술과 노하우가 담긴 편리한 호출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해외에 나가도 우티 앱으로 우버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사가 목적지를 미리 알 수 없어 승차를 거부할 우려도 작다. 최근 만난 톰 화이트 우티 대표는 "연내 가맹택시 수를 1만대 이상 늘릴 것"이라며 "일반 호출뿐만 아니라 자사 브랜드를 내세운 가맹택시 '우티택시'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타다를 내세운 토스-쏘카 연합과 우티를 내세운 우버-SK텔레콤 연합이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주해 온 국내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에서 의미 있는 2, 3위 사업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택시 업계와의 갈등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 T 블루의 차량 수는 지난 8월 기준 2만6000대에 달한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 T의 월간 이용자는 지난 8월 1016만명으로 86만명 수준인 우티, 9만명인 타다와 비교해 큰 격차를 보였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소장은 "국내 택시 시장 규모는 연간 12조원으로 이미 상당한 데다 핀테크, 차량공유 등 유관 서비스와 결합하며 더 커질 것으로 보여 시장에서 2위 사업자의 존재 가치와 역할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금력을 앞세운 '쩐의 전쟁'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과 연계해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이용자 확보 경쟁까지 2, 3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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