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단 속도 '초속 7.5km'..왜 성공·실패 분수령 됐나

이해성/이시은 입력 2021. 10. 22. 17:46 수정 2021. 10. 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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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초도비행에 성공했지만 위성 궤도 진입에는 실패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700㎞ 고도까지 올라간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란 의견과 최종 임무인 위성 진입에 실패한 만큼 과도한 의미 부여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다만 연소 시간 불충분(추력 미달)으로 초속 6.4㎞에 불과했고 이것이 위성 궤도 이탈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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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 사이언스
고도 700km에 위성 안착하려면
초속 7.5km 추진력 필수지만
누리호는 6.4km밖에 못내
중력 이끌려 추락 불가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초도비행에 성공했지만 위성 궤도 진입에는 실패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700㎞ 고도까지 올라간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란 의견과 최종 임무인 위성 진입에 실패한 만큼 과도한 의미 부여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위성 궤도 안착은 누리호 내 무려 37만 개의 부품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해야 가능한 ‘극한의 예술’이다. 누리호 발사 이후의 궁금증을 정리했다.

 왜 ‘700㎞’인가

지구 관측용으로 쓰이는 다목적 위성은 주로 태양 동기궤도에서 움직인다. 태양 동기궤도는 위성 궤도면과 태양이 이루는 각이 일정해 특정 지역 촬영 시각이 항상 같은 600~800㎞ 저궤도를 말한다. 이 궤도에선 위성이 태양 빛을 가장 안정적으로 받기 때문에 궤도 유지를 위한 에너지원인 태양전지를 가동할 수 있다. 이번엔 비록 더미 위성을 탑재했지만, 앞으로 관측 위성 발사를 염두에 두고 600~800㎞ 사이인 700㎞로 정한 것이다. 해외 발사체로 쏴 온 아리랑 1~7호가 모두 태양 동기궤도 위성이다.

 추력 모자랐는데 어떻게 목표 고도 갔나

2단이 분리되는 고도와 시점은 258㎞, 274초였다. 3단 분리 시점(967초)과 693초 차이가 난다. 3단은 2단 분리 직후 521초 연소한 뒤 남은 172초 동안 관성 비행을 지속하다 700㎞ 고도에서 위성을 분리하도록 돼 있다. 연소 시간이 46초 짧았음에도 3단이 목표 고도인 700㎞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연소 시간 불충분(추력 미달)으로 초속 6.4㎞에 불과했고 이것이 위성 궤도 이탈로 이어졌다. 목표였던 초속 7.5㎞는 1.5t 위성이 고도 700㎞에 올라타 지구의 중력을 버텨내는 ‘관성 공전’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 추력이다.

 위성 궤도 진입이 그렇게 어렵나

고난도 기술이다. 초도발사 성공 확률을 20~30%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진영 항공우주시스템공학회 회장은 “기술적으로 입증돼 성공 사례를 다수 쌓은 발사체도 위성을 궤도에 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지상에선 우주 내 비행 상황을 100% 모사할 순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궤도 진입 실패의 원인은 밸브 이상, 연소 종료 명령 오류, 탱크 내부 압력 이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3단엔 기체공급계 밸브 49개, 엔진공급계 밸브 35개 등 총 84개의 밸브가 있다. 이 중 하나만 오작동하더라도 위성은 우주 미아가 되거나 지구로 추락한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며칠간 데이터를 분석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날아가는 선진국, 걸음마 뗀 한국

‘자축’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진국들은 이미 달을 넘어 화성·금성·목성 등 심우주 탐사에 속도가 붙었다. 누리호와 임무 수준 자체가 다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6일 오전 5시 트로이 소행성군 탐사선인 ‘루시호’를 발사했다. 루시호는 향후 12년간 목성 궤도에 있는 트로이 소행성군을 탐사하는 임무를 인류 최초로 부여받았다. 예상 이동 거리는 무려 63억㎞다. 한국이 10여 년 후 목표로 하는 달탐사 비행 거리 약 38만㎞의 1만6579배다. 지난 6월 유럽우주국(ESA)은 금성 탐사 궤도선 ‘엔비전’ 발사 계획을 공개하며 NASA와의 경쟁 구도를 본격화했다. 올해 2월 중국은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일본은 소행성 ‘류구’ 토양 시료 100㎎을 지구로 가져오며 주목받았다.

이해성/이시은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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