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버티다 보면 기회 생긴다"

김성현 기자 2021. 10. 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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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박스·센드버드·래디쉬, 스파크랩 데모데이 앞서 사업 노하우 공유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스타트업은 버티는 게 제일 어렵다...결국 버티다 보면 기회가 생긴다." (이승윤 래디쉬 대표)

“8년 전, 2013년만 하더라도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한다고 말하면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스타트업 초기 투자사 스파크랩은 이달 28일 예정된 ‘제17기 데모데이’ 행사에 앞서, 성공 가도에 오른 국내 대표 스타트업들과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세계 1위 메시징 응용프로그램(API) 기업으로 성장한 센드버드, 카카오로부터 선택받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등 수장들은 이 자리에서 스타트업에 대해 진단하는 시간을 보냈다.

"사업 초기엔 '불편한 사람' 만나야"

미미박스는 한국 화장품을 해외 시장에 전파한 스타트업이다. 2012년 설립됐다. 물론, 시작부터 순항하진 않았다. 하형석 대표는 “당시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를 비롯, 투자가 더뎠다”고 말했다. 사업 방향은 뚜렷했지만, 뻗어 나가기 위한 자금 동력이 부족했던 것.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창업자가 20일 진행한 '스파크랩 데모데이'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곧 미미박스는 국내 스타트업에선 최초로 미국 초기 투자사로 유명한 와이콤비네이터로부터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하 대표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 분야에 노하우가 축적됐다”며 “실수를 최소화하며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태생으로 글로벌 기업이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올 초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에 오른 센드버드의 김동신 대표는 창업가라면, 낯선 환경에 부딪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편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건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지만, 이를 억눌러야 한다”면서 “사업 초기엔 불편한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의식적으로 편한 것을 찾고, 친한 사람들하고만 반복적으로 만나게 된다면 깊이 있는 본진으론 진입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회사, 해외 기업으로 특징을 구분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래디쉬 대표는 “스타트업은 버티는 게 제일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2~3명 동료를 곁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국 버티다 보면,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피보팅, 이해관계자 대상 '기대 관리' 필요"

피보팅(사업 아이템 전환)에 대한 견해도 드러냈다. 김동신 대표는 “피보팅 성공 사례를 보면, 대부분 고객 인사이트를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며 “센드버드의 경우 제품·기술에서 피봇을 했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건 투자자와 임직원,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기대 관리”라고 말했다.

피보팅 과정에서 예상되는 효과와 성과,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에게 돌아갈 예상 이익 등을 두고 회사 내부적으로 탐색과 대비책이 필요하단 의미다. 김 대표는 “피봇 시, 옳은 방향이라는 판단하에 순탄하게 사업을 이어갈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 노하우”라고 했다.

이승윤 대표는 전략보단 경험을 소개했다. 래디쉬는 크라우드펀딩 기반 미디어에서 웹소설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 대표는 “독일에 있던 작가가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쓰는데 하루 500만원, 월 2천만원을 벌었다”며 “연 2~3억원을 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작가가 이렇게 돈을 벌 때 ‘피봇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렇게 모든 작가들이 오리지널 집단 창작 체제에서 빠른 연재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형석 대표는 “미미박스도 두 번 정도 피봇했는데, 외려 회사가 성장세를 나타낼 때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진행했다”며 “(피보팅에) 정답은 없다. 시장 흐름에 따라 직감적으로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란 걸 깨닫게 될 텐데, 이를 믿고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파크랩 17기 데모데이'는 오는 28일 개최한다.

스파크랩 17기 데모데이

스파크랩은 28일 제17기 데모데이를 개최한다. 2012년부터 매년 2개 기수를 운영, 17기까지 총 17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한 스파크랩은 금번 데모데이에서 뮤직테크·핀테크·이커머스·헬스케어 등 분야 우수 스타트업 7곳을 소개하고, 업계 이슈와 동향을 파악할 예정이다.

스파크랩 17기 스타트업은 ▲빌리오 ▲페이먼스 ▲라이다(플레이터블) ▲브로츠 ▲실크원(노다랩) ▲쿼드메디슨 ▲틴고랜드(띵고)다. 빌리오는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공간 예약 플랫폼이다. 페이먼스와 라이다, 그리고 브로츠는 순서대로 금융, 배송, 음악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크원과 쿼드메디슨은 농식품,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이며 틴고랜드의 경우 '키덜트'를 겨냥한 캐릭터 상품 쇼핑 플랫폼이다. 쿼드메디슨은 특히, 지난 8월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월 1조원대 투자 시대가 열리고 새로운 유니콘이 탄생하는 등 한국 스타트업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데모데이가 투자자는 물론, 다양한 분야 혁신에 관심 있는 관계자들에게 유익한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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